정의당, 거대양당 틈바구니 속 존재감 확보 ‘관건’

정의당, 거대양당 틈바구니 속 존재감 확보 ‘관건’

기사승인 2020-04-16 11:46:09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21대 국회에서도 정의당의 의석은 현재 의석수인 6석 언저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 존재감은 오히려 희미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정의당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당 대표는 선거결과에 눈물을 보이며 당의 미래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전 10시20분경 비례대표를 뽑는 기준이 되는 정당투표율 개표가 마무리됐다. 개표결과에 따르면 미래한국당은 33.8%, 더불어시민당은 33.4%, 정의당은 9.7%, 국민의당은 6.8%, 열린민주당은 5.4%의 득표율을 얻었다.

이를 두고 MBC는 비례대표 47석 중 미래한국당이 19석, 더불어시민당이 17석, 정의당이 5석, 국민의당이 3석, 열린민주당이 3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KBS는 한국당 17석, 시민당 17석, 정의당 4석, 국민의당 3석, 열린민주당 2석을 우선배분하고 4석은 미정으로 뒀다. 선관위의 논의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정의당의 의석은 경기고양갑 지역에서 당선된 심상정 대표를 포함해 비례대표 의석 4~5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단독 원내교섭단체 구성(의석수 기준 20석)도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이 거대양당의 ‘비례정당’의 등장으로 여지없이 깨져버렸다.

문제는 이후다. 진보진영에 속하는 더불어민주당과 그 비례정당으로 합당이 예고된 시민당이 홀로 개헌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회 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180석을 확보함에 따라 여론을 크게 거스르거나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여타 정당의 도움이나 지원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최대 6석인 정의당의 존재감도 그에 따라 희미해지게 된 셈이다.

더구나 지금의 결과와 맞바꾼 연동형 비례대표제마저 폐지될 우려까지 있어 정의당도 고민이 많아진 듯하다. 당선이 확정된 심상정 대표는 “깨진 바가지에 물 담는 선거였다”며 21대 총선결과에 대한 허탈함을 표현했다. 당선 소감을 발표할 때조차 제대로 웃지 못하고 굳은 표정을 내보였다.

한 당 관계자는 “정의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협상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하는 상황”이라며 “지금으로선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는 않는다”고 답답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예전과 그리 달라진 것은 없다. 우리가 목표하고 국민이 원하는 것을 묵묵히 추진해나가면 그 뿐”이라며 오히려 정치적 입지를 단단히 할 계기라는 뜻도 내비쳤다.

한편 정의당은 이날 11시 심상정 당 대표의 주재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심 대표는 “고단한 정의당의 길을 함께 개척해온 우리 후보들을 더 많이 당선시키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지난 대선보다 많은 297만명의 시민들이 정의당을 지지해줬다. 하지만 정의당은 10%에 육박하는 지지율에도 전체 의석 300석 중에서 2%에 불과한 의석을 갖게 됐다. 최선을 다한 당원들과 정의당의 홀로서기에 응원해준 국민에게 더 좋은 결과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고개도 숙였다.

아울러 “이번 총선은 양당정치의 강고함, 지역주의, 선거개혁 와해 등 역사적 오점도 함께 남겼다. 정의당은 낡은 양당정치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무릎 꿇지 않았다. 지역구 후보들이 마지막까지 정의당의 이름으로 선거를 치렀다”고 선거의 의의를 설명했다. 

나아가 “국회의 장벽을 넘지 못한 여성과 청년 소수자를 대변하겠다”며 “20년 외롭고 험한 길을 왔지만 정의당은 다시 시작하겠다. 진보대안세력으로 길을 찾아 더 깊고 넓은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앞으로의 계획도 간략히 나마 밝혔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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