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서유리 인턴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강력한 ‘자택 대피’ 명령을 내린 지역의 주지사들을 비판하고 명령 해지를 주장하는 시위대들을 옹호하고 나섰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자유로운 미시간! 자유로운 미네소타!” 라는 글을 게재했다.
또 18일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는 "미시간, 미네소타, 버지니아 등의 주들을 해방하라"라고 촉구하고 나서면서, 일부 주지사들이 내린 자택 대피 명령이 “비합리적이다”라고 비난했다.
앞서 지난 주 민주당 주지사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을 가한 캘리포니아, 미시간, 미네소타, 켄터키, 버지니아, 유타, 노스 캐롤라이나, 오하이오 주 등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자택 대피 명령’에 항의하는 시위들이 잇따라 발생했다.
한편 해당 시위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깃발과 팻말을 흔들며 서로 가까이 서 있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위반하는 상황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브리핑에서 “시위를 지켜봤더니 모두 6피트 간격을 지키고 있었다”라며“아주 질서 정연한 무리였다”며 거짓 발언을 했다고 ABC뉴스는 전했다.
또 일부 시위대에서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를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하며 반유대적 깃발을 흔드는 모습도 포착됐지만, 트럼프는 시위에서 자신이 본 것은 미국 국기뿐이었다면서 “이들은 위대한 사람이다” 라고 옹호하기도 했다.
이에 뉴욕 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인한 제한들로 불거진 반발의 목소리를 수용해 올해 재선 추진을 위한 기폭제로 사용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미흡한 코로나19 대처로 자신에게 불거진 비난을 민주당 주지사들에게 돌리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실업률이 대공황 이후 최고 수치인 17%에 육박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제를 다시 열어야 한다는 압력이 가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트럼프는 경제 재가동 예정일을 5월 1일로 설정하고 미국 내 기업 인사들에게 전화 회담을 개최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했지만, 대다수의 기업 인사들과 보건 전문가들은 조치 완화가 너무 이르다는 등의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러한 트럼프의 시위대 옹호 행보에 민주당 주지사들도 반발의 목소리를 드러냈다.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옹호 행위에 “불법적이고 위험한 행위를 조장한다”라며 “대통령이 코로나19 상황을 더욱 위태롭게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미시간주의 휘트머 주지사도 “매우 걱정된다”라면서 대통령의 발언이 더 많은 시위를 부추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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