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이 주주총회 이후에도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한진가(家) 남매 경영권 분쟁 재점화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3월 2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완승으로 끝났지만 KCGI가 주총 이후에도 장기전에 대비해 꾸준히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KCGI는 산하 투자목적회사 엔케이앤코홀딩스는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한진 주식 총 23만4923주(지분율 1.96%)를 장내 매도했다고 17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KCGI가 보유한 한진의 지분율은 종전의 5.16%에서 3.20%로 하락했다. KCGI는 앞서 지난달 25일에도 한진의 주식 60만주(5.01%)를 매각한 바 있다.
KCGI 관계자는 "주식담보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한진 주식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KCGI가 한진 지분 매각 대금으로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KCGI는 지난달 25일 한진 주식 59만9816주를 매각하고, 지난 27~31일에 걸쳐 한진칼 주식 36만5370주를 매입했다.
이에 따라 KCGI의 한진칼 지분율은 19.36%로 늘었으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6.49%), 반도건설(16.90%)의 지분을 더하면 3자 연합의 지분율은 총 42.74%에 달한다. 지난 주총에서 인정된 3자연합의 지분율이 31.98%임을 고려할 때 10%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반면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을 비롯해 조현민 한진칼 전무, 특수관계인, 델타항공, 대한항공 사우회, GS칼텍스 등 조 회장 측의 우호지분율은 41.3%로 낮아졌다. 3자 연합 지분율이 조원태 회장 측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3자 연합은 '포스트 주총'을 대비해 한진칼 주식을 수시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3자 연합이 지분율을 끌어올려 향후 임시 주총 소집 등을 통해 한진그룹을 견제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행 상법은 이사의 중도 해임을 주총에서 3분의 2 찬성을 얻어야 하는 특별결의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45%의 지분을 확보한 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우호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들의 표를 받아내자는 전략이다.
임시 주총은 당초 올가을로 예상됐으나 오는 7~8월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3자연합이 임시 주총 개최를 요구해도 조 회장이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 경우 주주연합은 소송을 걸 수 있고, 법원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45일 내에 임시 주총을 승인해야 한다.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