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 증권사 유동성 리스크…신용등급 하향 우려까지 겹쳐

첩첩산중 증권사 유동성 리스크…신용등급 하향 우려까지 겹쳐

기사승인 2020-04-21 05:25:00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당국이 지원에 나섰음에도 증권사 유동성 리스크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당국에서 내놓은 지원정책에서 중소형 증권사는 소외되고, 대형사는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신용등급 하향 우려까지 겹치면서 위기감이 고조된 상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규모는 약 13조원대에 달한다. 최근 대규모 마진콜 대응으로 인한 자금 경색 문제를 온전히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닥쳐온 PF ABCP 만기는 자금난을 가중하는 모양새다. 만기가 닥친 건에 대해 차환 발행에 실패할 경우, 해당 물량은 증권사가 떠안아야 한다.

당국과 한국은행에서 나온 대책도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한국은행은 최근 비은행금융기관인 증권사 및 보험사에 우량 회사채(신용등급 AA- 이상)를 담보로 최장 6개월 이내 10조원 한도 내에서 대출하는 방안을 내놨다. 다만 증권사들이 가장 바랬던 ABCP 매입 지원이 포함되지 않아 실질적 여력 마련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우량채 대상으로 한 대출은 이미 한국증권금융에서 제공하고 있다. 금리도 한국은행의 1.54% 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담보물로 낼 만한 우량채는 이미 여기 잡혀 있다는 것이다.

중소형 증권사 소외도 문제다. 이번 한은 대출의 경우 담보물로 낼만한 우량 회사채가 많지 않은 중소형 증권사는 혜택을 보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 16일 금융투자협회 주재로 열린 중소형 증권사 대상 긴급 리스크 점검 회의에서도 지원 소외에 대한 하소연이 쏟아졌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위기 상황 분석부터가 대형사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정부 정책에서 소외될 수 밖에 없다"며 "코로나19 영향이 이어지면 하나둘 쓰러지는 곳이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신용등급 하향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면서 증권업 위기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국내 주요 증권사 6곳의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일부 증권사들에 대한 신용등급 및 전망 하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유동성 악화와 수익성에 대폭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되는 증권사의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AA)'에서 '부정적(AA)'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신평사들도 일부 증권사에 대해서는 신용등급 전망이라도 내릴 가능성이 유력하다. 그럼 자금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특히 부동산 PF로 인한 자금경색이 심각한 증권사가 위험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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