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vs 조기전대, 통합당 미래 정해질까

비대위 vs 조기전대, 통합당 미래 정해질까

현역·당선인 전수조사 완료… 일부선 설문 문항 및 대상 두고 비판도

기사승인 2020-04-22 05:36:51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미래통합당이 향후 새로운 보수정당으로 재탄생을 위한 시작점에 섰다. 하지만 그 방향을 두고 당내 의견이 극명히 갈려 잡음이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20일 통합당은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수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내달 초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이어 열린 의원총회에서 최고위원들의 결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의총에서 ‘비대위’ 체제와 ‘김종인 비대위원장’에 대한 부정적 의견에도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이에 통합당은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21일 총선결과에 책임지고 황교안 대표가 사퇴한데다 대다수 최고위원들이 차기 국회 진출에 실패하며 ‘지도력’ 부재에 시달리고 있는 현 상황을 탈피할 방안을 설문으로 묻기로 했다. 그리고 22일 새롭게 꾸려질 21대 국회에 대비하고 잃어버린 민심을 돌리기 위한 발판을 마련할 방향이 정해질 예정이다.

비대위원장에게 당 개편의 전권을 쥔 ‘혁신형’으로 갈지, 조기 전당대회 전까지 당을 운영하는 ‘유보형’으로 갈지를 갈림길에 선 셈이다. 문제는 어느 쪽으로의 결론이 나든 내부갈등의 불씨를 남겨두게 된다는 점이다.

실제 신보라 의원은 “20일 의총에서 ‘20대 국회에서 몇 번의 비대위가 있었지만 사실상 무슨 혁신이나 변화가 있었느냐’고 하지만, 비대위를 잠시 스쳐지나갈 사람들로 여기고 방관한 게 우리였다는 생각은 안 하는가”라며 “내부인으로 비대위를 구성한다면 우리끼리만 정신승리에 그치지 않을까. 김종인 비대위가 지금으로선 최선의 선택”이라고 주장해왔다.

반면 안상수 의원은 “선거가 1년 후에 있는 것도 아니고 결국 남은 것은 (2022년) 대선”이라며 “비대위보다는 전당대회를 통해 정통성 있는 대선 후보를 뽑아 준비하자고 발언했다”고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일부는 처절한 반성에 앞서 외부인사를 다시 한시적이나마 수장으로 두는 것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모습도 보였다.

이 가운데 유의동 의원은 “지도체제 논의 이전에 총선 패배의 정확한 이유와 그 여파로 어디로 밀려나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며 “이런 진단을 생략한 채 ‘비대위냐 조기 전대냐’ 논하다 보니 국민들 눈에 망해가는 집안의 권력투쟁처럼 비치고 있다”고 형식을 갖추기에 앞서 내용적 정리와 자기반성이 선행돼야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의견이 분분하고 각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0대 의원과 21대 당선인을 전수 조사해 단 한 표라도 많은 쪽으로 가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의견이 팽배했던 만큼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겠다는 취지다. 그리고 그 결과는 22일 오전에 있을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21일 오후 9시까지 진행된 설문에는 현역의원 92명과 당선인 84명 중 중복인원을 뺀 총 142명의 의원 및 예비의원 전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 ▲비대위 전환시 운영기간 ▲권한대행 체제 유지 후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새 지도부 선출 ▲제3의 의견이 있는지 여부 등에 답했다.

이와 관련 당내 일부에서는 설문문항에서 ‘현행 권한대행 체제’라는 표현이 쓰인 것을 두고 심 권한대행이 당권에 욕심을 내는 것은 아니냐는 비난부터, ‘향후 당을 이끌어갈 사람들이 아닌 낙선자들에게까지 여론을 묻는 것은 불필요한 다툼만 야기할 뿐’이라며 설문대상선정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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