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탄 끝에 '콘탱고(Contango)' 현상이 벌어졌다는 뉴스를 보신 적 있죠. 최근 사상 최대의 슈퍼 콘탱고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유가가 마이너스(-) 시세를 기록한 것도 사상 초유의 사태라 낯선데, 이렇게 대형 콘탱고도 흔치 않은 일입니다.
콘탱고는 선물 거래에서 쓰이는 용어입니다.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높은 상태를 의미합니다. 선물거래는 특정 대상물을 계약체결 시에 정한 가격(선물가격)으로 미래의 일정한 시점에 인도·인수할 것을 약속하는 거래입니다. 일반적으로 선물가격이 현물가격 보다 높게 형성됩니다. 현물을 보관하는 비용 등이 반영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콘탱고 상태를 정상시장이라고 부릅니다. 이와 반대의 상태를 지칭하는 용어도 있습니다. 바로 백워데이션(Backwardation)입니다. 선물 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낮은 상태를 말합니다.
그럼 콘탱고가 정상시장이라면, 이번에 원유 선물 시장에서 벌어진 대형 콘탱고는 왜 투자자들에게 문제가 된걸까요?
선물 거래에서는 만기일이 다가오면 매입자는 거래 대상물을 인수하거나, 혹은 거래를 청산할 수 있습니다. 현재 대상물을 매도하고 미래 대상물(원월물 등)에 대한 계약으로 갈아타는 '롤오버' 방법도 있죠. 원월물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기초자산 교체 비용을 치러야 합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원유 공급과잉에 유가가 급락하면서 근월물과 월월물의 가격차가 극심해졌죠. 그래서 자산 교체 계약 비용도 막대해졌습니다. 이번 원유 선물 투자자들이 대거 손실을 보게 된 배경입니다. 차익을 기대하고 들어간 투자자들은 만만치 않은 롤오버 비용으로 인해 향후 유가가 크게 오르더라도 원했던 수익을 거두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때문에 투자업계에서도 이 롤오버 비용 증가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롤오버 비용 부담이 지속되면 원금 손실도 우려되는 상황. 유가 회복 시기와 속도에 업계의 신경이 쏠려있습니다.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