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아이에스동서 등 중견건설사 오너2세 눈길…성과는 추락

태영·아이에스동서 등 중견건설사 오너2세 눈길…성과는 추락

기사승인 2020-04-23 07:44:00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몇해 전부터 건설업계 오너 2세들이 경영에 전면으로 나서면서 승계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태영건설의 윤석민 회장과 아이에스동서 권민석 대표이사는 초대회장이 물러난 후 실질적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는 수장이다. 

다만 두 사람이 사업에 전면으로 나선 이후 실적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에스동서의 경우 건설과 요업부문에서 크게 이익이 감소했고,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인수합병했던 일부 계열사의 실적도 아직 성과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윤석민 회장이 이끄는 태영건설도 이익 감소와 함께 계열사(SBS) 내부에서 각종 잡음이 나오면서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 아이에스동서, 권민석 단독대표 이후 흔들리는 실적

코스피 상장사 아이에스동서가 지난 몇 년 간 꾸준한 실적 성장을 멈추고 지난해 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에스동서의 지난해 매출은 9641억원으로 전년(1조5968억원) 대비 39.62% 감소했다. 회사의 영업활동 지표라고 할 수 있는 영업이익(662억원)은 전년(3802억원)과 비교해 82.58% 급감했다. 권민석 사장이 단독대표로 취임한 2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낸 것이다. 

아이에스동서의 실적 부진은 건설과 요업 부문에서 이익이 크게 감소해서다. 현대건설 등을 주요 거래처로 하고 있는 요업부문은 지난해 15억원이 넘는 손실을 냈고, 건설 부문의 영업이익(494억원)은 전년(3782억원) 대비 86.93% 줄어들었다. 

수익성과 안정성 지표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수익성 지표인 ROE(자기자본이익률)도 지난해 6.10%에 그쳐 전년(23.01%) 대비 크게 하락했고, 이자발생부채 중 하나인 순차입부채는 7568억원으로 2018년(5123억원) 보다 늘어났다.

사업다각화를 위한 다양한 인수합병도 아직까지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권 사장은 지난 2014년에 건설자재 기업인 영풍파일과 그 자회사 중앙레미콘과 중앙물산도 인수했다. 이어 지난 2017년 5월 직영 독서실 전문 운영업체 아토스터디를 110억원에 사들였다. 같은 해 2월 폐기물 처리업체 인선이엔티(140억원)를 사들이고 권 사장이 지난 2018년 초까지 대표이사를 맡았다. 

하지만 영풍파일의 경우 지난해 10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냈고, 아토스터디도 66억원의 적자(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나마 상장기업인 폐기물 처리업체 인선이엔티는 지난해 12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은 계열사(한국렌탈) 매각으로 중단사업손익이 발생해 재분류된 손익”이라며 설명했다.

◆ 태영건설, 1년 맞이 윤석민 회장 체제, 잡음과 실적 부진으로 고전 

지난해 초 취임한 태영건설 윤석민 회장도 실적 급감과 각종 잡음으로 고전하고 있다. 윤 회장은 2019년 3월 말 태영그룹의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그룹의 조타수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현재 회사의 가장 많은 지분(27.10%)을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가 취임한 지난해 태영건설은 실적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태영건설의 영업이익(3912억원)과 순이익(995억원) 전년(4582억원, 2441억원) 대비 각각 14.62%, 59.23% 감소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건설과 방송 부문에서 이익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부문별 영업손익을 살펴보면 태영건설은 지난해 환경 부문에서 114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년(813억원) 보다 약 300억원 증가했다. 하나금융투자 채상욱 연구원은 “폐기물 매립업은 종국에는 도시광산(폐기물로부터 자원수집)으로 연결되며 도시광산 부분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는 만큼, 환경부분의 전체적 밸류체인은 지속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건설부문에서 2850억원의 이익을 내 전년(3688억원) 대비 22.72% 감소했고, 방송(SBS) 부문 영업이익은 39억원으로 전년(63억원) 대비 거의 반토막이 났다. 이에 태영건설 관계자는 “건설부문은 종속회사 손실충당금이 선반영하면서 손익이 감소한 것”이라며 “매출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회사인 SBS 노조와 갈등도 골칫거리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지난해부터 윤 회장(현재 SBS MH기타비상무이사)의 경영개입에 크게 반발해왔고, 지난해 말 SBS 박정훈 사장이 재신임되자 갈등이 극에 달했다. 당시 노조 측은 “(윤 회장이) 박정훈 사장을 재추천한 것은 노사갈등의 지속과 비전 없는 현상 유지 외에 위기에 허덕이는 SBS에 어떤 새로운 의미도 갖지 못한다”고 일갈했다. 

게다가 지주사 전환 추진도 방송노조의 반대 및 기관투자자(머스트자산운용)의 경영권 참여 선업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SBS본부는 지주사 전환 추진에 대해 “태영홀딩스의 설립 목적은 분명하다. 윤석민 회장 취임 이후 흔들리고 있는 태영건설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그룹 전체에 대한 윤석민 회장의 지배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2대 주주인 머스트자산운용은 얼마 전 태영건설의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가로 전환하면서 윤 회장이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야 할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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