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인구 40% 감염검사 목표…한국 등에서 검사키트 수입

사우디, 인구 40% 감염검사 목표…한국 등에서 검사키트 수입

기사승인 2020-04-27 14:52:38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보건 당국이 코로나19 환자를 추적해 치료하는 적극적인 방역 정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우디 조달청은 26일(현지시간) 코로나19 검사 용량을 늘리기 위해 중국 BGI그룹과 2억6500만 달러(약 3261억원) 규모로 방역·검사 물품, 이동식 검사소 등을 수입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연합뉴스가 현지매체를 인용 보도했다. 

이에 따라 BGI그룹은 사우디에 코로나19 검사키트 900만 회분과 관련 장비·용품을 공급하고 이를 다루는 전문가와 기술자, 교육 요원 500명을 8개월간 파견하기로 했다. 사우디 정부는 조만간 하루 1만 건을 검사하는 이동식 검사소 6곳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통화한 뒤 계약이 성사됐다고 전했다.

SPA통신은 “사우디는 미국, 스위스, 한국에서 검사 장비를 수입했고, 전체 인구의 40%인 1450만명에 대해 감염 감사를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라고 보도했다.

앞서 한국 외교부는 지난 17일 사우디 정부가 한국 기업과 진단키트 100만 회분을 수입하는 계약을 맺었고 차례로 물품을 운송중이라고 확인했다.

한편 사우디 보건 당국이 공격적인 검사로 방역 정책을 전환하면서 확진자수도 빠르게 늘어났다. 사우디 보건부에 따르면 26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1223명 늘어 1만7522명이 됐다.

이날 사우디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발병 이래 가장 많다. 18일부터 9일 연속 1천명을 웃돌았을 뿐 아니라 나흘 연속 최다치가 바뀌었다.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사우디는 중동(터키 제외)에서 이란 다음으로 확진자가 많은 나라가 됐다.

사우디 보건부는 26일 “17일부터 환자를 병원에서 기다리는 검사에서 집중 발병 지역(클러스터)을 직접 찾아다니는 검사로 정책을 바꿨다”라며 “한동안 확진자수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검사를 시작하기 직전인 16일 사우디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26일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518명이었다.

아랍에미리트(UAE)도 이날 일일 신규 확진자가 가장 많았다. UAE 보건부에 따르면 26일 기준 확진자는 전날보다 536명 추가돼 1만349명으로 늘었다. UAE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23일 500명을 넘은 뒤 나흘 연속 최다를 기록했다.

UAE 보건부는 25일 누적 검사 건수가 100만 건을 넘겼다고 집계했다. UAE의 인구 100만명당 검사 건수는 25일 기준 10만3000여건으로 아이슬란드(인구 36만)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다.

연일 신규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는데도 이들 두 나라는 24일 시작한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을 맞아 통행·영업 금지를 일부 완화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사우디는 이달 6일 시작한 24시간 통행금지령을 다음달 13일까지 야간(오후 5시∼이튿날 오전 9시)으로 축소하는 한편, 29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엄격히 지키는 조건으로 쇼핑몰, 소매상 등 유통업종의 영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UAE 정부도 24일부터 위생 수칙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엄수하는 조건으로 쇼핑몰, 식당, 카페, 이·미용실 등 상업 시설의 영업을 재개했다. 26일부터는 메트로(전철), 택시, 버스 등 대중교통 운행도 재개했다.

4일부터 24시간 통행금지령을 시행한 UAE 두바이 정부는 24일부터 야간(오후 10시∼이튿날 오전 6시)에만 통행을 제한하기로 했다. 아부다비도 야간 통행금지 시간을 2시간 줄였다.

사우디와 UAE는 그러나 라마단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이슬람 사원(모스크)은 계속 문을 닫기로 했다. 사우디는 이슬람 최고 성지 메카에서는 24시간 통행금지령을 유지했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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