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27일 주주가치를 내세우며 키코 배상조정안의 수용을 미루거나 거부한 은행들에 대해 “은행 주주가치의 베이스는 고객과의 관계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윤 원장은 이날 가진 취임 2주년 기념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키코사태를 해결하는 것은 “한국 금융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금감원은 앞서 은행권과 키코 피해기업 4곳의 분쟁조정을 실시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키코 상품을 판매한 은행 6곳에 배상 책임을 물어 손실액의 15~41%를 배상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씨티은행은 이를 거부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대구은행은 넉달째 배상조정안의 수용 결정을 미루고 있다. 조정안을 수용한 은행은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윤 원장은 먼저 금감원이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분쟁조정을 진행했다는 논란에 대해 “자꾸 오해가 나와 입장을 말했는데도 그 부분은 덮어두고 다른 얘기를 하는 게 있다”며 “대법의 사기판단 부분은 건드리지 않고 불완전판매 부분이 얼추 20%로 나와, 그 부분에 비견할 만한 건만 우리가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의 분쟁조정과 배상조정안이 법원이 인용한 은행의 불완전판매에 대해서만 다루고 있다는 설명이다.
은행들이 배상을 거부하며 내세운 ‘배임’ 주장에 대해서는 “그쪽(은행)에서 배임 얘기하면서 나오는 말이 주주가치에 반한다는 것”이라며 “금감원이 권고한 것대로 하면 주주가치에 반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과거에 어떤 일이 있어 금감원이 보기에 이게 적정할 거 같다고 지원해서 그 기업을 살리는 것이 주주 가치에 반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금융사의 주주가치 중 고객에서 나오지 않는 가치가 있느냐”며 “고객이 잘 되는 것이 주주가치이며. 주주가치의 베이스는 고객과의 관계”라고 일침했다. 또한 “금감원 권고를 따를 때 플러스 마이너스를 내부적으로 이사회에서 따져서 판단을 하면 되는 것이지 경영판단도 없이 배임으로 치부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이사들의 어떤 이기적인 것과 관계된 게 아니냐는 생각도 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윤 원장은 “거시적으로는 과거에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 발생해 사회적으로 10년 이상 끌어서 미완의 숙제로 남아있는 상황에서, 금액이 적은 건 아니지만 이걸 정리하고 가는 건 한국 금융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라며 “다시 한 번 고객을 지원해줄 수 있는 게 있다면 그건 그야말로 관계 금융이고 고객을 위한 서비스이며. 그 것이 주주가치 (제고)”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 원장은 “(은행들) 만나서 세게 얘기도 하고 싶지만 그건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거 같아 이 정도에서 정리하는 게 좋다”며 “나머지는 은행의 판단으로, 희망하기는 은행들이 생각을 잘 정리해서 금융이 한단계 올랐으면 좋겠다”고 심정을 밝혔다.
한편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대구은행이 네 번째 연장을 요청한 키코 분쟁조정안 수락 기한은 오는 5월 6일 마감된다. 이들 은행들은 이날 키코 분쟁조정안의 수용이나 거부 또는 다섯 번째 수락 기한 연장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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