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그의 '신변이상설'을 주장해온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 당선인들은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통합당 태영호 당선인과 탈북민인 미래한국당 지성호 당선인은 '특이 동향이 없다'는 정부와 청와대의 설명에도 '김정은 건강 이상설'을 부추겼다.
태 당선인은 지난달 28일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서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 당선인이 "김정은 일가의 동선은 극비사항"이라며 섣부른 추측을 경계하긴 했지만 '건강 이상'으로 단정한 것이다.
급기야 지 당선인은 전날 "김 위원장의 사망을 99% 확신한다"고 말했다. 사망 시점으로 '지난 주말'을 언급했고, 이번 주말 북한의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았다.
태 당선인은 고위급 탈북민이고, 북한인권운동가인 지 당선인은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에 등장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주장에 무게가 실렸다.
이들이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전날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참석 소식을 전하면서 두 당선인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에 대한 정확한 분석·전망을 통해 북한의 본질을 알리고 대북정책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밝혀온 이들 당선인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도 전에 '신뢰로 추락'을 자초한 셈이다.
이는 탈북민 출신인 이들 당선인의 대북 정보력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국회의원 당선인 신분으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지나치게 가볍게 다뤄 혼란만 부추겼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 자질론'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
당장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태영호·지성호 당선인 등의 언급은 무책임한 발언이었다"며 "'사망설', '위급설' 등을 주장하려면 근거를 갖고 책임 있게 해야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특정 국회의원 당선인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이 동향이 없다'는 거듭된 정부 입장을 두 당선인이 사실상 부인, 혼란을 초래한 점을 겨냥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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