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사령탑 ‘3인3색’ 경쟁 본격화

여·야, 원내사령탑 ‘3인3색’ 경쟁 본격화

민주, ‘단합’ vs 통합, ‘혁신’ 방점… 경선은 민주 7일, 통합 8일

기사승인 2020-05-06 15:13:43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거대양당체제로 24일 후 재편될 21대 국회를 안에서 떠받칠 여·야 원내대표 경선 윤곽이 뚜렷해지고 있다. 두 당 모두 3명의 서로 다른 색깔의 인사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후보들은 각각 추구하는 방향도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일찌감치 3파전을 확정하고 7일 투표에 앞서 6일 후보자 합동토론에 들어갔다. 토론에서 후보로 나선 3명의 후보는 모두 ‘단합’에 방점을 찍고 국회 전체의석 중 5분의 3에 해당하는 180석을 확보한 ‘슈퍼여당’의 앞날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먼저 김태년 후보(기호 1번)는 “열린우리당 시절의 과오를 다시는 반복해서는 안 된다. 관계정치, 계파정치는 다시는 당에 있어서는 안 된다. 일의 순서를 잘못 잡아 우왕좌왕했던 과오도 다시 범해서는 안 된다”고 당내 통합을 우선순위로 두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그동안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당·정·청 지도자들의 안정적인 리더십과 ‘원팀’의 통합된 단결력을 바탕으로 큰 성과를 거뒀다”면서 “원내대표가 되면 이를 이어받은 ‘통합 리더십’으로 당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전해철 후보(기호 2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과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당정청 협력 강화, 일하는 국회로 개혁·민생입법 성과 도출, 의회와 정책 중심의 시스템을 확립하겠다”면서 일하는 국회를 만들고 당·정·청의 힘을 하나로 모아 정책을 보다 효율적이고 강하게 추진해나가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나아가 “국회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효율성을 담보할 제도적 개선을 추진하겠다. 이제는 야당 핑계를 댈 수 없다. 청와대를 받쳐주기도 하고, 정부를 견인하기도 하는 역할을 당이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며 국회의 상시운영체제 확립과 국회 내 비상경제특위 설치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 후보가 내부 통합을, 전 후보가 외부 단결을 내세웠다면 정성호 후보(기호 3번)은 “20대 국회 민생입법이 어느 정도 성과를 냈는지 자문해야한다”면서 “열린우리당 트라우마로 (의원들이) 개인 생각을 자제하고 대통령 의견을 따라 최선을 다해왔지만, 더 진정성 있게 (야당을) 끌어내는 것은 여당 책임”이라며 야당과의 협치를 위한 노력에 방점을 찍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우리가 180석을 얻었지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리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라며 “이를 수단으로 개헌 협상을 잘 이끌어내고, 야당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야 한다. 민생 위기 대처의 절박함으로 야당을 설득해야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미래통합당도 8일 있을 경선에 앞서 6일 김태흠 후보가 사퇴하며 3파전으로 압축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리고 이들 후보 3명 모두 ‘개혁’을 위한 공약과 계획을 내놨다. 개혁의 방향성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에 후보 개인과 성향, 정책동반자인 정책위의장 후보로 어떤 생각을 가진 인물이 나올지가 선택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실제 후보 중 유일하게 지난 총선에서 5선 고지에 오른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갑)은 지난 4일 출마기자회견에서 “이번 원내대표는 압도적 수적 열세를 극복할 수 있는 풍부하고 치밀한 대여 협상 경험과 전략, 그리고 집요함이 필요하다”며 거대여당을 상대로 당당히 맞서 이겨내겠다는 의지와 전략, 이를 뒷받침할 경력을 내세웠다.

주 후보는 판사출신으로 17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을을 지역구로 출마해 내리 4선을 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계파갈등으로 공천 배제되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심지어 이번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으로 ‘자객공천’됐음에도 생환해 정치적 입지를 굳힌 인물이다. 계파로는 ‘비박(박근혜)계’, ‘친이(이명박)계’로 분류된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손발을 맞출 짝으로는 지역구도 보완을 위해 이종배 의원(3선, 충북 충주)을 내세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주 후보는 “성공하는 조직의 기본을 다시 갖추는 일이 급선무”라며 “민심의 흐름을 한시도 놓치지 않고, 당의 이념 좌표를 분명히 설정하며 전 당원을 하나로 만들어 역량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6일 출마를 선언한 권영세 당선인(4선, 서울 용산)은 ‘공안 검사’ 출신으로 2002년 16대 보궐선거를 통해 원내에 입성한 뒤 옛 한나라당 최고위원, 국회 정보위원장 등을 지냈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전 대통령 캠프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그는 2013∼2015년 주중대사를 역임했다.

그 역시 출마선언에서 “국민의 고통에 둔감했고,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았다. 위로를 바라는 국민을 가르치려 들었고, 청년들의 눈물에 훈계만 늘어놨다. 변화하는 시대정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통합당의 총선패인을 분석하며 당의 쇄신과 개혁에 방점을 찍는 모습을 보였다.

정책동반자로는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이 지역구인 3선 조해진 당선인을 정책위의장으로 영입해 수도권을 비롯해 부산·경남(PK) 지역 의원들의 마음을 공략하고 나섰다. 아울러 의원총회 중심의 의견수렴을 통한 상향식 개혁과 원내 정책투쟁을 핵심으로 하는 협상 전략을 내걸며 초선의원의 표심도 흔들었다.

여기에 대표적인 자강론자면서도 계파에 크게 얽매이지 않은 이명수 의원(4선, 충남 아산)도 원내대표 경선에 뛰어들 것이라고 알려졌다. 이 의원은 ‘새로운 출발, 새로운 인물’을 강조하며 젊은 통합당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뜻을 피력해왔다. 다만 아직까지 공식적인 출마선언이나 함께할 정책위의장 후보를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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