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갑질에 극단적 선택…"아파트 경비원 억울함 풀어달라" 청원

주민 갑질에 극단적 선택…"아파트 경비원 억울함 풀어달라" 청원

기사승인 2020-05-11 16:53:17

[쿠키뉴스] 민수미 기자 =아파트 주민의 갑질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의 억울함을 풀어 달라는 국민 청원이 올라와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다.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저희 아파트 경비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해당 아파트에서 2년째 거주 중인 입주민이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사망한)경비원은 정말 좋은 분이었다”라며 “입주민들에게 매번 잘해주시고 가족인 것처럼, 자기 일인 것처럼 아파트 주민을 위해 희생하는 성실한 분이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두 동 밖에 없는 (아파트라) 주차장이 협소하기는 하다”면서 “주말이면 여러 번 뱅뱅 돌아야 하는 고충도 있다. 그 주차 문제 때문에 일이 벌어졌다”라고 말했다. 

청원인은 “이중 주차된 자기 차를 밀었다고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고 근무시간마다 때리고 욕하는 나쁜 사람 때문에 (경비원이) 얼마나 힘드셨을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찢어진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경비 아저씨들도 한 가정의 사랑받는 소중한 할아버지, 남편, 아빠”라며 “입주민의 갑질 없어져야 한다. 오히려 아파트를 위해 입주민을 위해 (경비원들이) 고생하신다고 응원을 해드려야 한다. 제발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서울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이 아파트에서 일하던 50대 경비원 A씨가 10일 오전 2시쯤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집에선 “그동안 (입주민들이) 도와줘서 고마웠고,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달 21일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 이중 주차해놓은 차량을 밀어서 옮기려 했다가 차주인 50대 B씨와 시비가 붙어 폭행당했다며 지난달 28일 경찰에 B씨를 고소했다.

경찰은 B씨를 상해 혐의로 입건하고 조만간 B씨를 소환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min@kukinews.com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민수미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