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은 엉망인데 주가는 왜 올라’…코로나19 역설

‘실물은 엉망인데 주가는 왜 올라’…코로나19 역설

기사승인 2020-05-13 05:00:00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현재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실물경제 충격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으나 현재까지 주식시장은 ‘태풍의 눈’처럼 큰 변동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전 세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울한 예측이 나오고 있으나 증시는 오히려 상승하는 역설을 보여주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그동안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일시적인 상승 기류를 타고 있지만 낙관은 금물이라고 지적한다. 결국 주식이라는 것은 기업가치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경기둔화에 따른 소비 감소와 기업의 실적 부진은 결국 증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포지션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 ‘코로나19 여파 역설’ 실물경제는 휘청…주가는 상승

코로나19 여파가 전 지구적으로 확산된 가운데 각국의 실물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IMF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3.0%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1930년대 세계 경제대공황 이래 최악의 경기 지표다.

세계경제의 중심 축인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마이너스 성장률(-4.8%)를 기록했다. 실업률(4월 기준)도 기준 집계를 시작한 1948년 이후 최고치(14.7%)다.

국내 상황도 여의치 않다. 국내외 투자은행이 분석한 1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8일 집계 기준) 평균치는 전기 대비 -1.5% 하락했다.

수출도 부진한 상황이다. 코로나19가 미국·유럽으로 확산된 지난 4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대비 24.3% 감소했다. 지난 2009년 5월 이후 10년10개월 만에 가장 부진한 성적표다. 

이에반해 국내외 증시는 오히려 탄력을 받고 있다. 기술주·성장주가 몰려있는 나스닥 지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현상으로 이어진 3월 말에는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으나 다시 오름세로 전환했다. 현재 나스닥 지수(5월 11일 종가기준)는 9192.34p로 WHO(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에 대한 공식적인 팬데믹 선언을 했던 지수(7201.80p) 대비 27.63% 상승했다. 올해 3월 말 1400대까지 급락했던 코스피지수도 1900선을 회복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식시장과 실물경제의 괴리에 대해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경기 회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 등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 이재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둔화를 방어하기 위해 미국 정부와 연준은 재정 및 통화정책을 적극적으로 실행했기 때문”이라며 “미국의 경기부양책 규모는 GDP 대비 약 50%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21%) 보다 훨씬 웃도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 김형렬 리서치센터장도 “트럼프 행정부를 비롯한 각국 정부는 실물경제의 충격이 금융시스템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대규모 부양정책을 실행했고 이 같은 정책이 유동성 효과로 이어지면서 증시가 반등한 것”이라고 말했다.


◆ 낙관론은 금물, 불확실성 여전히 유효

하지만 지나친 낙관론은 금물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최근 지수 상승은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선반영됐지만 2분기 이후 실물경제 충격은 증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키움증권 서상영 연구원은 “주가는 미래를 반영한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기업 실적을 따라간다”며 “올해 기업 실적이 20~30% 이상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낙관적인 상황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게다가 경제가 재개된다고 해서 (고정지출로 나가는) 고용문제는 여전히 기업에 부담”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가 수그러들 경우) 증시 등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원은 “실물경제에서 나타나는 지표를 살펴보고 추가적인 정책이 지속적으로 나온다면 우려했던 것 보다는 경기둔화가 제한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금융투자 이재만 연구원도 “코로나19 2차 팬데믹 우려가 존재하지만, 정부의 정책 대응이 뒷받침되며 이전만큼의 경기 하강 압력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코로나19의 장기화다. IMF는 코로나19가 지속될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은 -6%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수그러들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 재개를 실행했다. 국내도 최근 신규 확진자가 감소세를 보였다가 지난주 이태원 클럽 사태로 신규 확진자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원은 “현재 미국에서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것은 조급한 행위”라며 “코로나19 극복(종식)을 할 수 있는 대안도 없는 상황에서 조급하게 경제활동을 했다가 다시 봉쇄전략으로 회귀할 위험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 같은 경제 상황에서는 투자 전략도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만큼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으나 투자 포지션은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저가매수를 위주로 하는 개미투자자들도 있으나 리스크가 큰 투자(인버스, 원유ETN)에도 참여하고 있다”며 “비대면 중심으로 한 종목 선택이나 꾸준한 장기투자가 불확실성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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