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인턴 기자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정적을 향한 고발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위기에 대한 관심을 밖으로 돌리기 위한 근거없는 주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망자가 8만명을 넘어섰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48시간 동안 부정선거, 불법스파이 행위 등 근거 없는 기소에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개인과 단체 20여곳에 범죄 혐의를 고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소한 것으로 알려진 범인 명단에는 ▲TV 뉴스 진행자 2명 ▲FBI와 법무부의 전직 관료 최소 5명 ▲버락 오바마 대통령 행정부의 국가안보 최고 책임자 최소 5명 등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오바마 게이트’에 대한 자주 언급하며 “오바마 행정부가 역사상 가장 큰 정치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와 공모해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트럼프측은 해당 의혹이 오바마 행정부가 자신을 궁지에 몰기 위해 정치적 공작을 벌인 것이라고 주장하며 ‘오바마 게이트’ 논란을 야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로즈가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선 “‘오바마 게이트’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고 있다. 공개된 정보는 시작에 불과하고 훨씬 더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WP는 “자신에 대한 비판이나 논평이 나올때마다 그는 비판자들이 범죄자라는 것을 노골적으로 주장함으로써 대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버지니아대 밀러센터의 러셀 라일리 대통령 역사학자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면 그는 정적들에게 관심을 돌리려는 정치전술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바이든도 “나라가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해있을 때 미국인들이 다른 곳에 집중하려고 하는 시도”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늘 하던 게임이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우파 언론들이 트럼프 대통령 ‘오바마게이트’ 발언을 코로나19 위기보다 우선시 한다고 지적했다.
니콜 헤머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트럼프의 고발은 대부분 증거가 없지만 대통령과 공생관계를 형성한 우파 언론 생태계에서 정기적으로 채택되고 있다”며 “트럼프의 주장을 보도해 대중 담론의 장 밖으로 밀려났던 사항에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했다.
이에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연방 정부가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것에 집중해야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백악관 코로나바이러스 태스크포스(TF) 의료전문가 앤서니 S. 파우치는 “주 정부가 연방 지침을 무시하고 너무 빨리 사업을 재개할 경우 피할 수 없는 고통과 죽음을 겪을 것”이라며 “추가적인 재앙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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