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부동산 PF 규제완화에 한숨 돌린 메리츠증권…호재만 남았다

당국 부동산 PF 규제완화에 한숨 돌린 메리츠증권…호재만 남았다

기사승인 2020-05-15 05:15:00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보증 비율 제한을 다소 완화하면서 증권사들이 한시름을 놓게 됐다. 특히 부동산 관련 익스포져가 높았던 메리츠증권이 한시름 놨다는 평가다. 1분기 호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부동산 PF 부담이 가시면서 메리츠증권을 향한 우려의 시선이 한풀 꺾이는 양상이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투자업규정’ 일부 개정규정안이 오는 7월부터 시행된다. 지난 11일 금융위원회는 ‘금융투자업규정’ 일부 개정규정안 규정변경을 예고했다. 기존 규제안에서는 부동산 관련 채무보증 금액을 자본의 100% 이내로 관리하는 내용이 골자였다. 

다만 이번 예고에서는 부동산 종류별로 반영비율을 차등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국내 주거용 부동산 채무보증은 100%, 상업용 부동산과 해외 주거용·상업용 부동산은 50%이며 국내외 사회기반시설(SOC) 채무보증은 반영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기존 방침보다 완화된 수준이라는 평가다.

오는 연말까지는 부동산채무보증비율을 120%, 오는 2020년 초부터 6월 말까지는 110% 이하로 제한한다. 이후에는 100% 이하로 제한할 방침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충격에 셀다운이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다. 부동산 채무보증 비율을 낮춰야 하는 압박에 인위적 셀다운이 시급했으나 쉽지 않았던 상태였다. 규제 기조 완화로 부동산금융 사업에 주력해온 메리츠증권 등 일부 증권사가 부담을 덜게 됐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율은 220%가 넘는다. 이어 하나금융투자(128%), 신한금융투자(123%), 하이투자증권(120%) 등의 순이다. 

특히 규제 완화의 최고 수혜자인 메리츠증권이 그동안 받았던 부담을 큰폭 덜게 됐다. 그동안 발목을 잡아왔던 부동산 PF 우려를 씻어내면서 성장세를 달릴 일만 남았다는 평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1분기 호실적을 내놨다. 메리츠증권의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023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큰폭 상회했다. 투자은행(IB) 부분의 견조한 실적이 호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기업금융수수료수익이 14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폭증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타격을 입은 트레이딩 부문에서도 선방했다. 파생결합상품 잔고와 자체헤지 비중이 타사 대비 낮은 편에 속해서다.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당국의 규제 완화로 인위적인 PF 채무보증 감축 없이도 만기 상환에 따른 자연 감소분 만으로 규제 수준을 충족할 수 있게 됐다"며 "이익추정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목표주가도 기존 4500원에서 11.1% 상향한 5000원으로 올린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 장효선 연구원도 "완화된 기준 적용에 따라, 증권사들의 부동산PF 규제 관련 우려는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중이 200%에 육박했던 메리츠증권의 경우 인위적 채무보증 PF 익스포져 축소가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다만 차등화된 기준 적용으로 이의 부담이 상당 부분 축소됐다"며 "사측은 현재 용도별 차등비율이 적용된 부동산채무보증비율은 약 129%로, 향후 만기도래 등 감소 규모를 고려할 경우, 연내 100% 한도규제비율에 도달 가능할 것이라 언급했다"고 말했다.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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