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국양제 거부”…차이잉원 대만 총통 집권 2기 시작

“일국양제 거부”…차이잉원 대만 총통 집권 2기 시작

기사승인 2020-05-20 15:40:27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연임에 성공한 20일 취임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중국이 강요하는 한 국가 두 체제를 의미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다시 한 번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이날 취임 연설에서 “우리는 베이징 당국이 일국양제를 앞세워 대만을 왜소화함으로써 대만해협의 현 상태를 파괴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이는 우리의 굳건한 원칙”이라고 밝혔다.

대만이 중국의 일부분임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한 일국양제를 거부하고, 중국과 대만이 서로 대등한 관계 속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양안(중국과 대만) 대화 전개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더욱 구체적인 공헌을 하겠다”며 “평화·대등·민주·대화 8개 글자를 다시 한 번 강조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차이 총통은 지난 1월 대선 승리 연설에서 중국과 대화 의지를 피력하면서 ‘평화·대등·민주·대화’의 8글자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차이 총통은 “우리는 계속 중화민국 헌법을 바탕으로 양안 업무를 처리할 것”이라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상태 유지가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만 독립 추구 성향의 차이 총통이 ‘현상 유지’ 의지를 피력하면서 중국에 대한 자극을 자제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다만 차이 총통의 두 번째 임기 중에도 양안 관계의 실질적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대만이 국제사회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지난 1월 이후 대만은 민주 선거, 코로나19 방역 성과 두 가지로 국제사회를 놀라게 했다”며 “대만은 이미 세계적으로 성공한 민주주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선량한 힘으로 자리매김했다. 국제기구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미국, 일본, 유럽 등 가치관을 함께하는 국가들과 관계를 심화하겠다”고 말했다.

대만은 코로나19 방역 성공 사례로 주목받는 것을 기회로 삼아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세계보건기구(WHO) 옵서버 재참여를 강력히 추진 중이다. 친중 성향의 마잉주 총통 당시 대만은 WHO 옵서버였지만, 차이 총통 집권 후에는 중국의 강한 반대로 옵서버 지위를 박탈당했다.

중국은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 대만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는 전략을 펴왔다. 비록 표결권이 없는 옵서버 자격이지만 대만의 WHO 재진출은 이런 기존의 흐름을 일거에 뒤엎는 사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과 대만·미국이 치열한 외교전을 치르는 중이다.

차이 총통은 코로나19 방역에 성공을 거둔 데 힘입어 역대 대만 총통 중 최고 지지율을 기록 중이다. 신대만 국책싱크탱크의 최근 조사에서 차이 총통의 지지율은 74.5%에 달했다. 

차이 총통의 두 번째 임기를 함께 할 부총통은 집권 민주진보당의 유력 차기 대권 주자인 라이칭더(賴淸德) 전 행정원장이 맡았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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