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가 입 가려 소통 힘들어”… 청각장애인 위한 ‘투명마스크’ 제안

“마스크가 입 가려 소통 힘들어”… 청각장애인 위한 ‘투명마스크’ 제안

기사승인 2020-05-27 00:17:00

[쿠키뉴스] 조현지 인턴 기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용되고 있는 마스크가 청각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의 의사소통을 방해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BBC는 26일(현지시간) “WHO에 따르면 전 세계에 청각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4억 6600만명이다. 그러나 표준으로 사용되는 마스크는 입을 가리고 있어 이들의 의사소통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로 일상생활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가 입모양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청각장애인들에게 또다른 어려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서리지역의 프림리 파크공원의 피즈 이자그렌 소아과 전문의는 2살부터 청각 장애를 앓고 있다. 그는 표준화된 마스크 사용의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자그렌은 “환자의 병력을 구두로 듣기 어렵고 직장 내 소통 단절로 인해 고립감을 느낀다”며 “의료 환경에 있는 사람들에게 투명 마스크가 표준으로 사용돼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프랑스 청각장애 지원 단체 ‘핸드인핸드’는 마스크 가운데를 뚫고 투명 필름을 붙인 마스크를 제작했다. 

창립자 켈리 모렐론은 “투명 마스크의 기본 목적은 청각 장애인들이 자신과 대화하는 사람의 입술을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며 “투명 필름은 감염을 줄이기 위해 높은 온도에서 세척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폐증 환자, 학습 장애가 있는 사람들, 어린아이들 등 표정을 보는 것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코로나19로 슬픈 시기에 서로의 미소를 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투명 마스크는 일부 국가를 제외하곤 상업적 생산이 불가능하다. 미국 내에서 투명 마스크 제작과 관련, 식품의약국(FDA)의 제작 승인을 받은 업체는 단 한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미국 내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어 타 국가의 주문은 받지 않고 있다. BBC에 따르면 영국 내 투명마스크 제작 가능 업체는 없다.

이와 관련 영국 8개 자선단체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 의사소통 오류로 인한 상황을 경고하고 투명 마스크 사용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영국 정부는 “국가의료서비스 기관(NHS Trust)에서 마스크 등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한 의료종사자들과 환자들 간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개발된 디지털 플래쉬 카드가 사용 중이다. 또 핸드폰으로 말을 텍스트로 변환해주는 앱도 개발됐다”고 답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가 제시한 해결책이 긴급 상황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자그렌은 “마스크가 착용에 사회에 널리 퍼지면서 청각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심해질까 우려된다”며 “투명마스크의 도입은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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