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멜론 팔고 플로 론칭한 이유는?

SK텔레콤이 멜론 팔고 플로 론칭한 이유는?

음성비서와 함께 차 올라탄 음성 서비스 전성시대 

기사승인 2020-05-28 04:35:00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아리아, 신나는 음악 틀어줘." "지니야, 오늘 들을 음악 추천해줘." 

음원 서비스가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서비스와 차량 인포테인먼트(IVI, In-Vehicle infortainment)의 훈풍을 타고 주목받고 있다. 음성으로 제어되는 서비스에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는 단짝처럼 필수로 따라오는 서비스가 됐기 때문이다. 

음성으로 지원되는 서비스에서는 음악 스트리밍이 주요한 콘텐츠가 되면서 카카오 멜론과 KT의 지니뮤직, SK텔레콤의 플로, 네이버의 바이브 등이 여러 서비스와 제휴되고 있다. SK텔레콤이 멜론을 팔았다가 음원서비스의 중요성을 깨닫고 다시 플로를 론칭한 것도 음원서비스의 경쟁력을 뒤늦게 알아챈 사례다. 

◇ 음원서비스의 중요성? SK텔레콤의 행보 보면 보인다 

기업에서 여러 사업 중 하나로 여겨졌던 음원서비스는 최근 인공지능으로 재편되는 추세에 맞물려 승승장구하고 있다. 음성으로 제어되는 서비스에서는 필연적으로 음악을 듣고자 하는 수요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이용한 '돌봄' 서비스에 따르면, 어르신들은 AI스피커로 주로 음악을 듣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스피커 주 이용 기능은 음악감상(95.1%), 정보검색(83.9%), 감성대화(64.4%), 라디오청취(43.9%)순으로 나타났다. 음성비서와 음원 서비스가 떼려야 뗄 수 없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음원서비스의 중요성을 살펴보려면, SK텔레콤이 다시 한 번 음원서비스에 뛰어들게 된 계기를 보면 더 잘 이해된다. SK텔레콤은 지난 2013년 자회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던 국내 1위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을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이후 카카오가 2016년 이 사모펀드로부터 멜론을 사들이며 음원 스트리밍 업계 1위로 올라섰다.

당시 SK텔레콤이 멜론을 팔게 된 건 증손회사 지분을 일정 이상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공정거래법의 규제도 결정적이었지만, 당시 SK텔레콤이 멜론이 자사에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인식하지 못했던 것도 한몫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멜론을 매각한 데 대해 '아쉬운 실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이후 빅데이터를 도입하며 승승장구하는 멜론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음성인식을 통한 인공지능 비서의 역할이 더욱 커져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뮤직메이트'를 내놓았지만 시장이 크게 반응하지 않아 처참한 실패를 맛보았다. 이후 5년만인 2018년에 야심차게 다시 플로(FLO)를 론칭했다. 플로는 현재 멜론과 지니뮤직 다음으로 입지를 차지하며 양한 인공지능 및 인포테인먼트 측면에서 SK텔레콤의 대표적인 서비스가 됐다.

SK텔레콤의 플로처럼 통신사들은 인공지능 서비스와 음원서비스를 함께 갖고 있거나 제휴하고 있다. KT는 지니뮤직을 자회사로 두고 있고, LG유플러스는 네이버 클로바 및 네이버 바이브와 함께 협력해 음성비서와 음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니뮤직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카카오도 업계 1위 멜론을 앞세워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을 하고 있다. 

◇ 음성비서와 함께 차에 올라타는 음원서비스... 협력 확대 중

우선 SK텔레콤은 볼보와 손잡았다.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22년식 일부 차종을 시작으로 국내 모든 볼보자동차 신차에 SK텔레콤의 차량 인포테인먼트 서비스가 들어간다. 여기에도 플로가 하나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볼보에는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T맵과 함께 음성인식 음성비서 누구, 음원서비스 플로가 함께 탑재됐다. 플로를 통해 음성만으로도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할 수 있다. 앞으로는 통합 IVI에 5G를 탑재해 초고화질의 대용량 미디어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적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KT의 기가지니와 지니뮤직은 르노삼성과 재규어랜드로버에 탑재됐다. 르노삼성은 KT와 인공지능(AI) 기반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 사업 협력을 통해 음성인식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기술인 '이지 링크(EASY LINK)'를 넣기로 했다. 

르노삼성의 이지링크에는 기가지니, 원내비와 함께 지니뮤직이 들어갔다. 스마트폰이 따로 없어도 차량 내 디스플레이에서 이 기능들을 사용할 수 있다. 음성인식으로 손쉽게 차량을 제어하고 음악이나 팟캐스트 등을 들을 수 있는 편안함을 제공한다. 

재규어랜드로버에도 단독으로 지니뮤직이 탑재돼 눈길을 끌었다. 탑승자가 분위기와 날씨에 따라 음악을 선곡할 수 있도록 드라이브 추천리스트를 알려주고, 음악리스트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운전자의 스마트폰에 '재규어 랜드로버 인컨트롤' 앱을 설치하고 차량 USB에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차량 내 디스플레이에서 실행되도록 했다.

LG유플러스와 네이버 클로바는 쌍용차와 손잡았다. 코란도와 티볼리 두 모델에 적용되는 커넥티드 시스템 인포콘(Infoconn)은 안전과 보안, 음성비서, 원격제어 등을 포괄한다.  쌍용차에서는 네이버 클로바로 다양한 음성명령을 수행할 수 있고,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음원서비스 바이브를 통해 노래를 듣는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도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는 현대기아차에 탑재됐다. 카카오의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i'를 탑재해 음성인식뿐 아니라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을 통해 음악 듣기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카카오톡 전송과 읽어주기 기능, 보이스톡 발신 기능까지 추가할 예정이다. 구글은 차량 인포테인먼트의 일환인 '안드로이드 오토'에 멜론, 벅스, 지니뮤직 등 국내 대표적인 음원업체들을 함께 탑재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큰 존재감이 없었던 음원 서비스가 음성비서 및 인포테인먼트와 결합하면서 점차 지평이 무궁무진하게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