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 소상공인 지원 논란…“정부 정책에 비협조적”

외국계 은행, 소상공인 지원 논란…“정부 정책에 비협조적”

기사승인 2020-05-28 05:00:00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외국계 은행의 소상공인 지원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신한‧국민은행 등 주요 은행이 소상공인 지원에 정신없는 사이 SC‧한국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은 소상공인 지원에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국민‧농협‧신한‧우리‧하나‧기업‧대구은행에서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접수를 받고 있다. 금융위는 다음달 안으로 접수은행에 6개 지방은행을 추가할 예정이다.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은 정부가 1차 금융지원 재원이 대부분 소진됨에 따라 마련한 추가 금융지원 방안이다. 사전신청 5일 만에 3만 건이 넘는 신청이 접수되며, 저신용 소상공인들에게 유용한 자금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2차 금융지원을 접수받은 은행 가운데 SC‧씨티은행의 이름은 찾을 수 없다. 향후 추가 계획도 없는 상태다. 이는 두 은행의 1차 지원 실적이 너무 미비해 정부가 2차 지원 접수 은행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1차 지원 당시 두 은행에 배정한 소상공인 이자 지원예산도 축소했다. 저조한 지원실적에 씨티은행은 25억원에서 3억원으로, SC은행은 33억원에서 5억원으로 지원예산이 줄었다. 결국 줄어든 이자 지원액은 다른 은행의 부담으로 돌아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두 은행은 정부 정책에 비협조적이다”라는 말로 평가를 일축했다.

외국계 은행이 소상공인 지원에 인색하다는 지적은 영업 행태를 두고도 나온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지난달 22일 씨티은행에 대해 소비자주의보를 발령했다. 금소연은 씨티은행에서 대출이용자의 신용등급이 하락했다는 이유로 기한을 연장한 대출채권까지 회수하는 사례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거래상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금융소비자를 어려움에 빠트리는 금융수탈 행위라고 비판했다. 

금소연 강형구 사무처장은 “한국씨티은행이 이익만 추구하는 외국 은행이 아니라, 국민의 정서도 감안하면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따뜻한 은행으로 변화하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씨티은행은 금소연의 지적이 한쪽의 의견에 치우친 내용이라고 반박했지만 사회적 책무를 등한시 한다는 지적은 좀처럼 가라않지 안았다.  

씨티은행은 소상공인 지원에 인색하다는 여론이 커지자 결국 26일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자체적으로 발굴해 정책자금 대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다른 은행보다 지점망이 적어 지원 실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했으며, 앞으로 지원이 필요한 고객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비즈니스 모델 상 외국계 은행의 사회적 역할이 커지기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은행권 한 임원은 “글로벌 금융기관이 한국에 뿌리내렸지만 결국은 투자나 사업을 줄이고 줄였다”며 “철저하게 수익목적으로 사업을 추구하는 만큼 국내 은행과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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