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경영권 분쟁 재점화…3자연합 또 다시 견제 나서

한진 경영권 분쟁 재점화…3자연합 또 다시 견제 나서

기사승인 2020-05-29 02:00:00

[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한동안 잠잠했던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일명 '3자연합') 측이 한진칼 측에 또다시 견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반도건설이 한진칼 주식을 추가 매집하면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2라운드가 격화되는 양상이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3자 주주연합은 최근 한진칼 측에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3자 연합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반(反) 조원태 연합을 말한다. 앞서 KCGI도 한진칼에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찬성하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반대한다는 동일한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칼은 오는 7월 예정된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3000억원의 자금으로 참여하는데, 이 중 1000억원은 단기차입으로 마련한 상황이다. 대한항공 유상증자 청약일은 7월10일로 이 전까지 2000억원을 더 마련해야 한다.

이에 대해 3자 연합은 공문에서 "자금 전액을 확실히 조달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면 빠른 시일 내에 한진칼도 주주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며 "대한항공을 살리기 위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은 전적으로 동의하기 때문에 모든 주주들에게 공정한 방식으로 자금 조달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이 3자 연합이 입장을 밝힌 이유는 한진칼이 제3자 배정방식을 선택할 시 지분율 희석될 뿐만 아니라 경영권 분쟁에서 우호세력을 잡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반도건설은 최근 한진칼 지분 2%를 매집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영권 분쟁 재점화에 무게가 쏠리는 모양새다. 재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6일 기타법인이 한진칼 보통주 122만4280주를 매수했는데 업계에서는 3자 연합을 꾸린 반도건설이 주식 매집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한진칼 지분의 약 2% 수준이며 매수액은 약 1100억원 수준이다. 

만약 반도건설이 매집 주체가 맞다면 3자 연합의 지분율은 종전의 42.75%에서 44.75% 수준으로 확대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3자 연합의 한진칼 지분은 KCGI 19.36%, 조 전 부사장 6.49%, 반도건설 16.90% 등 총 42.75%로 조 회장 측 우호 지분(41.30%)을 넘어서게 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3자 연합이 반도건설의 의결권 제한 효력이 풀리는 7월 이후가 될 임시 주주총회를 겨냥해 다시 지분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국에 누가 왜 굳이 한진칼 지분을 대량 매집했는지 알 수 없지만, 반도건설이 맞으면 경영권 분쟁 2라운드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ebae@kukinews.com

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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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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