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인턴 기자 =중국의 ‘홍콩보안법’ 직접 제정을 두고 세계 곳곳의 대응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의 대응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중국은 28일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전체회의에서 ‘홍콩보안법’ 초안 표결을 강행,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홍콩보안법 초안은 외국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과 국가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활동 등을 처벌하는 내용을 담았다.
미국은 중국에 강하게 반발했다. 동맹국에게 ‘반중 전선’ 참여 압박에 나서며 적극적인 제재에 돌입했다. 하이노 클링크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는 동맹국들의 중국 제재 참여를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의 악의적인 활동에 침묵하고 소극적으로 있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우방국과 동맹국 및 파트너들이 똑같이 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불편한 심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중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전세계 도처에서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매우 강하게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 대처를 경고한 가운데 ‘홍콩 특별국 지위 박탈’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미국은 1992년 홍콩정책법을 제정해 홍콩에 중국 본토와 다른 지위를 인정하고 무역, 관세, 투자 등의 혜택을 부여해왔다.
그러나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고도의 자치권을 누리지 못하고 있어 홍콩이 받던 대우는 정당하지 않다”고 보고해 미국이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 수순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주 최종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영국도 ‘홍콩인 시민권 확대’를 고려하며 중국 압박에 동참했다. 홍콩 시민 중 영국해외시민(BNO) 여권 보유자를 대상으로 대상 체류 기간 연장(6개월 → 12개월)해 영국 시민권 취득을 용이하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해당 조치가 본격화되면 홍콩인들은 영국으로의 ‘탈출’이 가능해져 중국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독일과 프랑스는 우려를 표했다. 독일은 “홍콩의 높은 자치권이 훼손되어서는 안된다”는 논평을 내고, 프랑스는 “지난 22일 유럽연합(EU)이 발표한 입장과 같다”고 밝혔다. 앞서 EU는 “‘일국양제’ 하에서 홍콩의 계속되는 안정과 번영에는 큰 이해관계가 걸려있다”며 홍콩의 자치권 유지를 촉구한 바 있다.
이러한 세계 곳곳의 반발에도 북한은 중국의 홍콩보안법 처리를 관심 있게 보도하며 중국 ‘편들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9일 조선중앙통신은 “(중국) 위원들이 국가 안전수호를 위한 홍콩 특별행정구의 법률제도 및 집행 체제를 수립하고 완비하기로 한 전국인민대표회의의 결정 초안을 전적으로 찬성하고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북한은 중국과 우호관계 기류를 이어가는 반면 미국과의 교류는 잠정 중단했다. 이에 ‘홍콩안법’ 최종 통과를 계기로 중국 전면 지지에 나서며 북·중 관계를 과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경제, 안보 등 복잡한 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그동안 한국은 미·중 갈등 속 어느 한쪽에도 지지를 보내지 않는 ‘전략적 모호’ 전략을 취해왔다. 그러나 중국의 홍콩보안법 이해·지지 요청과 미국의 반중 경제블록 경제번영네트워크(EPN) 참여 희망 등 양국의 압박이 거세지는 정세에 한국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 아직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성호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은 제7차 외교전략조정 통합분과회의 후 미중 양자택일 또는 전략적 모호성 유지와 관련 “그런 방향성에 대해 다 열어놓고 논의했다. 오늘 결론이 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