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인턴 기자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발생하자 이에 분노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세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조지 플로이드는 무릎에 눌리는 등 경관의 강경진압으로 호흡곤란을 호소하다 사망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미국에서는 전국적인 시위사태가 일어났다.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를 비롯해 수도 워싱턴D.C., 로스앤젤레스, 뉴욕 등 전국 주요도시에서 엿새째 시위가 이어져오고 있다.
총격·약탈사건 등 일부 폭력시위가 확산되면서 ▲25개 도시 야간 통행금지령 발동 ▲워싱턴D.C., 캘리포니아주 등 15개 주 방위군 소집 등의 조치가 취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위 주도 세력을 ‘안티파’라고 규정하며 “급진좌파 무정부주의자들에 대한 완전한 진압을 살펴봐야한다. 주 방위군은 훌륭한 일을 했다”고 각 주의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정부의 강경 대응에도 미국 내에서 시위가 위축되진 않을 전망이다. 경찰을 비롯한 미국 주요 인사들의 지지 표명이 이어지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먼저 경찰관들의 시위 동참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뉴욕 퀸스에서 열린 시위에서 뉴욕경찰(NYPD) 소속 경찰관들이 시위대와 함께 한쪽 무릎을 꿇고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하고 있다. 또 미주리주 퍼거슨에서는 퍼거슨 경찰서장을 포함한 경찰관들이 이에 동참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분노, 좌절에 공감한다”며 “우리가 모두 문제 해결에 나서야하며 하나로 뭉쳐 모든 사람에게 정의가 실현되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밝혔다. 다만 폭력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우리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불의에 저항해야한다. 지도자에게 법률을 개정하도록 압력을 가해야하고 그게 실현되지 않으면 투표로 제도적 변화를 끌어내야한다”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 사건이 2020년 미국에서 정상이 돼선 안된다”며 “플로이드 사망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인종, 신분과 관계없는 ‘새로운 정상(뉴노멀)’을 확립해야한다”고 밝혔다.
유럽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 영국 중심가인 트래펄가 광장에는 31일(현지시간) 수천명이 모여 미국 시위대에 지지를 보냈다. 시위대는 미국 대사관까지 행진하며 “정의 없이 평화는 없다”는 구호를 외쳤다. 독일, 덴마크에서도 미국 대사관 주변에 관련 문구를 적은 피켓을 들고 수백명이 모였다.
독일 도르트문트의 제이든 산초는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골 세레머니를 펼쳤다. 그는 결승 골을 넣은 후 유니폼 상의를 걷어 이너웨어에 적힌 ‘조지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라는 문구를 내보였다. 산초는 “오늘날 세상에는 우리가 반드시 언급하고 변화를 위해 도와야하는 중요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하나로 뭉쳐 정의를 위해 싸워야한다. 우리가 함께하면 더 강해진다”고 세레머니의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아프리카 주재 미국 대사관들은 이례적인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는 아프리카 내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이미지 실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콩고 주재 미 대사인 마이크 해머는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의 비극적 죽음에 깊이 고통스럽다. 법무부가 최우선으로 전면적 범죄 조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자성을 촉구했다. 케냐, 우간다 미 대사관도 트위터를 통해 비슷한 내용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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