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인턴 기자 =중국의 ‘홍콩보안법’ 집적 제정으로 홍콩 정국이 요동치는 가운데 9월 치러지는 홍콩 의회 선거에 사상 최대 규모의 유권자가 등록해 치열한 선거전이 예고된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9월 입법회 선거에 유권자 445만5000여명이 등록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16년 입법회 선거보다 18% 급증한 수치이며 지난해 구의원 선거 대비 32만2400명(7.8%) 늘어난 사상 최다 유권자 수이다.
홍콩 의회인 입법회는 지역구 대표 35명과 분야별 대표 35명으로 구성된다. 지역구 대표는 유권자의 직접선거로 선출되며, 기업·문화·교육·법조계 등 분야별 대표는 각 분야의 선거인단이 선출한다.
홍콩에서는 선관위에 유권자로 등록해야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유권자 급증은 야당 등 홍콩의 범민주 진영이 대대적인 유권자 확장 캠페인을 펼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2003년 국가보안법 반대 시위, 2014년 ‘우산 혁명’ 시위 다음 해에도 유권자 수가 크게 늘었다.
홍콩에서는 유권자 수가 많고 투표율이 높을수록 해당 선거에서 야당에 유리한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유권자가 많이 증가한 11월 구의회 선거에서도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두며 18개 구의회 중 17개 구의회를 지배하게 됐다.
홍콩 범민주 진영은 지난 1997년 홍콩 주권반환 후 처음으로 이번 입법회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다만 지난해 늘어난 유권자 중 젊은 층이 가장 많았다면, 올해 늘어난 유권자 중에서는 40세를 넘는 중장년층이 43%를 차지해 선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편 아직 홍콩 범민주진영의 압승을 예측하기에는 이르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9월 입법회 선거 이전에 홍콩보안법의 시행으로 민주 진영 후보들의 무더기 자격박탈 등 정부 차원의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홍콩 최대 야당인 민주당의 헬레나 웡 대변인은 “입법회 선거 결과를 전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당국이 범민주 진영 후보의 자격을 박탈하거나 입법회 선거를 연기하는 등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고 밝혔다.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