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 맥주 시장, 다양성·확장성으로 라거 획일화 벗어난다

수제 맥주 시장, 다양성·확장성으로 라거 획일화 벗어난다

기사승인 2020-06-05 04:01:00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국내 맥주시장이 규제 개선과 소비자들 니즈에 맞춰 다양화되고 있다. 특히 라거 일변도였던 주종 역시 늘어나면서 시장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3년 수입 맥주의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은 4.4% 수준에 그쳤다. 오비맥주 카스와 하이트진로의 하이트 등 라거 맥주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고, 이듬해 롯데주류가 클라우드를 출시하며 이러한 분위기를 굳혔다. 

그러나 편의점 등을 위시한 이른바 ‘수제맥주 4캔 1만원’ 프로모션이 확대되면서 소비자들의 요구도 커졌다. 라거 위주였던 국내 맥주와는 달리 에일, 와일드 등 종류가 다양했기 때문이다. 

에일 맥주는 맥주 통 위쪽에서 효모를 발효시키는 상면 발효 방식으로 제조된다. 방식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내고 색과 향이 짙은 것이 특징이다.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진 에일 맥주로는 페일 에일, 브라운 에일 등이 있다. 

와일드 맥주는 기본적으로 에일 맥주와 같이 상면 발효 방식으로 제조된다. 그러나 발효 시 공기 중의 고온 발효 효모와 각종 박테리아에 맥주를 노출하는 방식으로 에일 맥주와는 구분된다. 람빅, 파로 람빅 등이 대표적이다.

취향 다변화에 따라 수제 맥주 시장도 커졌다. 2014년 4월 규제 맥주 양조유통에 관한 주세법 개정으로 양조장에서 주조된 맥주의 외부 유통이 가능해지면서 시장 규모는 227억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2018년 기준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633억원이다. 

올해 종량제로의 전환과 주류 규제개선 방안으로 인해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소규모 양조장들의 맥주들이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수제맥주 시장의 전반적인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수제 맥주 업계에서도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제조 특성상 맛·향의 확장성이 큰 데다 국산 곡물과 과일 등을 활용하면서 차별화를 두는 모양새다.

가장 많이 보이는 맥주는 에일 계열이다. 최근 제주맥주는 에일 타입의 맥주 3종(제주 위트 에일, 제주 펠롱 에일, 제주 슬라이스)을 전국 5대 편의점에 입점하고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플레이 그라운드 브루어리는 벨기에 페일 에일에 한국 복분자를 사용한 ‘루비 세종’을 선보였다. 흑미를 베이스로 한 ‘카브루 흑미 사워’와 몰트, 홉, 효모, 물만을 원료로 사용한 와일드웨이브의 ‘설레임’ 맥주도 선보였다. 

프리미엄 수제 맥주도 등장했다. 제주맥주는 하이랜드 파크의 최상급 싱글몰트 위스키 12년산 오크통에 11개월간 숙성시킨 맥주 ‘제주맥주 배럴 시리즈-임페리얼 스타우트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핸드앤몰트는 캐리비안 럼 배럴에서 약 11개월 동안 숙성과정을 거쳐 양조한 ‘마왕 임페리얼 스타우트’를 출시했다. 

제주맥주 배럴 시리즈-임페리얼 스타우트 에디션은 1병에 2만원으로 3000병 한정 판매였지만 매진됐으며, 마왕 임페리얼 스타우트는 500㎖ 캔 제품이 9500원인 고가지만 꾸준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기존 주류업체들도 수제 맥주의 유통·판매에 나서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영국 크래프트 맥주 제조사 브루독의 수제맥주 ‘인디페일에일’을 편의점 CU를 통해 판매한다고 밝혔다. 인디페일에일은 일반적인 에일 맥주에 비해 향이 강하지 않고 알코올 도수 역시 4.2%로 낮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맥주 성수기인 여름을 앞두고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행사 등에서 맥주를 소비하기가 어려운 만큼 집에서 수제맥주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수요와 규제 완화가 맞물리면서 다양한 수제 맥주 제품들이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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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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