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국 '백신 지원' 협력하자…글로벌 정상 11조원 모금

빈곤국 '백신 지원' 협력하자…글로벌 정상 11조원 모금

기사승인 2020-06-05 15:48:04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글로벌 정상들이 전 세계 빈곤 국가들이 전염성 질병에 대응하기 위한 백신 개발 및 배포를 위해 88억 달러(약 10조7000억원)의 재원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연합뉴스가 외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오후 50여개국 정상과 주요 기업인, 자선단체 관계자 등이 화상으로 참여한 가운데 ‘글로벌 백신 정상회의 2020’(Gloval vaccine summit 2020)을 주재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에 계획된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당초 총 74억 달러(약 9조원)의 재원을 마련해 세계백신면역연합(이하 Gavi)에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이를 훌쩍 뛰어넘는 88억 달러 규모의 지원 약속을 받았다. 특히 영국은 향후 5년간 16억5000만 파운드(약 2조5000억원)를 지원해 가장 큰 공여자로 남기로 했다.

Gavi은 빈곤국에서 말라리아, 콜레라, 홍역, 에이즈 바이러스(HIV) 등과 같은 질병에 대응하기 위한 백신 개발 및 분배를 지원하기 위한 민관협력 파트너십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 아내 멜린다 게이츠 주도로 20년간 운영돼 왔다.

Gavi의 설립 원칙 중 하나는 사전에 대규모 백신 수요를 조직해 민간 제약업체들이 이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빈곤국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가격을 낮추는 데 있다.

이에 따라 이날 정상회의에서는 향후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될 경우 빈곤국에 이를 지원하기 위한 ‘선진 시장 의무’(Advanced Market Commitment) 프로그램의 재원 마련도 함께 진행됐다. 총 20억 달러(약 2조4000억원)를 목표로 하는 가운데 이날 우선적으로 5억6700만 달러(약 6900억원) 규모의 지원이 약속됐다.

회의를 주재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백신접종을 받은 이는 자신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전염병의 확산 위험을 낮춰 나머지 사람들 역시 보호한다”며 “세계백신면역연합의 정례적인 면역 프로그램은 전염성 질병 발병에 대한 가장 강력한 보호막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오늘 정상회의에서의 우리의 집단적인 노력이 800만명의 생명을 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Gavi측은 이날 모금된 재원이 전 세계 빈곤국에 있는 3억명의 어린이들이 면역력을 갖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빌 게이츠는 이번 회의에 앞서 BBC와 인터뷰를 갖고 “그 어느 때보다도 백신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다. 모든 기부는 더 많은 사람을 살리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향후 개발될 코로나19 백신은 전 세계적으로 공평하게 분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이츠는 코로나19를 포함해 백신에 대한 허위 정보가 질병 대응 노력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 이어 아프리카에서도 게이츠가 돈을 벌려고 코로나19를 퍼뜨렸다는 음모론이 확산된 바 있다.

게이츠는 “결국 우리가 백신을 갖는다면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면역력을 갖는 ‘집단면역’으로 발전하고 싶어 할 것”이라며 “만약 그것이 음모라거나 백신이 나쁘다는 말을 듣게 돼 사람들이 백신을 맞으려 하지 않는다면 질병은 계속해서 사람들을 죽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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