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코로나19로 인해 증시에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된 가운데 '빚투(빚내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다만 하반기에 증시 조정이 이뤄질 경우 큰 손실을 입을 수 있어 빚투 과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전 거래일보다 1131억원 증가한 11조316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48거래일 연속으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 신용거래융자가 전 거래일보다 88억원 증가한 5조46억원, 코스닥 신용거래융자는 1044억원 증가한 6조1118억원을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 총액이 11조원을 넘어선 것은 연내 최고치이자, 지난 2018년 이후 약 1년8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서 주식을 사들인 금액을 말한다. 개인 투자자는 이자를 내고 주식 매수 자금을 대출 받을 수 있다. 통상 단기 차익을 위해 신용거래융자를 받는다.
상승장이 지속되면서 저평가됐던 종목들의 주가상승이 이어지자, 자금을 빌려서라도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빚투가 과열되는 양상이다. 다만 이같은 빚투 과열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까지는 상승장이 이어지고 있으나, 하반기 중 증시에 조정이 이뤄질 경우 반대매매를 당해 큰 투자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매매란 개인이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사고, 기한 내에 갚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주가 하락 시 투자자가 갚지 못한 미수금이 늘어나 반대매매가 증가하게 된다.
주가 하락이 심각한 경우 보유한 주식 전량을 팔아도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지난 3월에는 일 평균 반대매매 규모가 130억원을 넘어서면서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기도 했다.
실제로 증권업계에서는 하반기 중 조정은 예정된 사안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케이프투자증권 윤영교 연구원은 "하반기주식시장은 2분기 시장반등에 대한 정당성 확보, 미국 경제경로에 대한 신뢰, 유동성 효과 등을 배경으로 안정적인 상승을 전망한다"며 "다만 2분기 실적 시즌과 내달 7월 FOMC를 전후로 한차례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빚투는 이익을 더 올릴 수 있는 수단이지만 손실 부담도 그만큼 높아진다"며 "현재로서는 주가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언제 조정 장세가 찾아올지 모른다. 큰 폭의 조정 장세가 찾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보수적인 관점에서 투자판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ysyu1015@kukinews.com / 사진= 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