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송현동땅 매각 차질…노조도 “서울시 탁상행정에 고용불안” 반발

대한항공 송현동땅 매각 차질…노조도 “서울시 탁상행정에 고용불안” 반발

기사승인 2020-06-12 01:00:00

[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 대한항공이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본확충 목적으로 진행했던 송현동 부지 매각 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부지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이 전날 마감한 송현동 부지 매각 예비 입찰에 아무도 응하지 않았다. 15군데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마감까지 아무도 매각 입찰 의향서(LOI)를 제출하지 않은 것이다.

예비 입찰 단계인 만큼 LOI를 내지 않아도 본입찰에 응할 수는 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본입찰에도 선뜻 나서는 곳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의 공원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부지 보상비를 4671억원에 책정해 공고하는 등 공원화를 위한 사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경복궁 옆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보상비로 4671억3300만원을 책정하고 이를 2022년까지 나눠서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시는 공고를 낸 북촌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에 따르면 보상비는 공시지가에 보상배율을 적용해 나온 액수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부지를 매각해 연내 최소 5000억원을 확충하려고 했으나 서울시의 결정에 난감해하고 있다. 인허가권을 쥔 서울시가 이 땅에 대한 문화공원 지정 절차를 밟으면서 대한항공의 자구안에도 큰 차질이 빚어지게 된 것이다.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과의 계약은 9월 말까지지만 예비 입찰에 실패하면서 사실상 매각 일정은 '올스톱'된 상태다.

서울시가 일종의 '가격 가이드라인'이 될 보상비 수준까지 미리 정해둔 만큼 민간 주체 간의 자유로운 매매는 사실상 어려워진다.

이에 대한항공 노조도 무책임한 탁상행정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시청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공업계 노동자의 생존이 안중에도 없는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의 탁상행정으로 인해 송현동 매각이 불발될 경우 기내식을 매각해야 한다는 보도를 접하고 대한항공 노동자들은 하루하루 고용불안에 떨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서울시는 직시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대한항공 노조는 민간의 땅을 강제로 수용하겠다는 것은 엄연히 사적 재산권의 침해라며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에 대한 족쇄를 풀어 자유시장경제 논리에 맞게 경쟁입찰과정을 거쳐 합리적인 가격을 치를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를 통해 대한항공의 경영 정상화와 고용 유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재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sebae@kukinews.com

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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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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