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바꿈 현대차그룹…전방위로 이어지는 정의선의 ‘협업경영’

탈바꿈 현대차그룹…전방위로 이어지는 정의선의 ‘협업경영’

기사승인 2020-06-15 01:00:00

[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를 본격화 한 뒤 새롭게 변신을 꾀하고 있다. 수익성 개선, 모빌리티 사업 강화 등 완성차 제조를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업체’로 체질개선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국내 주요 그룹들과 협력관계 구축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최근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김동관 한화큐셀 부사장은 전기차 재사용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태양광 연계 에너지저장장치(이하 ESS) 공동 개발에 협력하기로 손을 잡았다. 향후 글로벌 ESS 시장이 20년간 128배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번 협력을 통해 현대차와 한화큐셀은 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태양광 선도기업 한화큐셀과의 협력으로 태양광 연계 ESS의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게 된다. 한화큐셀은 태양광 발전 설비와 가격 경쟁력 있는 ESS 패키지 상품 공급을 통해 재생에너지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토털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서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3일 정 수석부회장은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협력을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도 만났다. 당시 정 부회장은 최근 삼성SDI를 찾아 이 부회장과 사업장에서 첫 회동을 가졌다.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충남 천안 삼성SDI 배터리 공장에 정 수석부회장을 초청하고, 이에 응한 정 수석부회장이 오전 공장을 둘러본 뒤 사내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재계 서열 1위와 2위인 삼성과 현대 그룹 총수가 사업 목적으로 회동한 것은 사상 최초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삼성SDI 배터리를 납품받지 않았다. 현대차 모델에는 LG화학 배터리가, 기아차에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주로 사용됐다. 두사람의 만남 이후 구체적인 협력 방안 등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향후 현대기아차의 전기차에 삼성SDI의 배터리 탑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과거 라이벌 기업과 손을 잡은 것에 나타나듯이 앞으로 현대차그룹의 타 업종 업체와의 협업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정 부회장이 기술과 실리를 중시하는 만큼 대기업은 물론 스타트업과의 협력도 활발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정 부회장은 올해 초 열린 CES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한 주요 동력 중 하나가 세계 산업계 리더들과의 협력”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정 부석부회장은 지난 2018년 9월 수석부회장 승진을 통해 그룹 경영에 본격 뛰어들었다. 이후 부회장단을 대폭으로 줄이며 친정체제를 구축하고, 작년 주총에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맡으며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올해는 부친인 정몽구 회장에 이어 현대자동차 이사회 의장직을 맡아 사실상 현대차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시대가 열리면서 혁신과 변화가 빨라졌다는 평가다. 그간 딱딱했던 현대차 조직문화를 자율적이고 수평적으로 바꾸고, 첨단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 방향을 세웠다.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초 열린 시무식에서 지난해 제시한 ‘시장의 판도를 주도해 나가는 게임 체인저로의 도약’ 목표를 토대로 대규모 투자와 제휴 협력, 일하는 방식 혁신 등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특히 2025전략으로 라스트마일, 개인용비행체(PAV) 등 다양한 미래 이동수단과 관련한 신규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풀어야할 숙제도 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 불황이 심화되고 있어 그룹의 가장 기본인 완성차 판매 감소에 대응해야 한다. 또 순환출자 문제가 얽힌 그룹 지배구조 재편도 넘어야할 산 중 하나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숙원사업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공사가 여러 우여곡절 끝에 이제 막 삽을 뜬 가운데, 완공까지 가기 위해 발생하는 여러 위험을 감수하고 해결해야 한다.  

sebae@kukinews.com

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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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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