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IPO 최대어 SK바이오팜, 기업가치 두고 설왕설래

하반기 IPO 최대어 SK바이오팜, 기업가치 두고 설왕설래

기사승인 2020-06-12 05:00:00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올해 IPO(기업공개) 최대어로 불리는 SK바이오팜의 상장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이 기업에 대한 기업가치를 두고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있다. SK바이오팜이 상장 이후 주가 상승으로 인해 높은 기업가치를 책정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으나, 뇌전증 치료제 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성장성 보다는 대기업 계열사라는 상징적인 프리미엄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 SK바이오팜 상장 초읽기…증권가 “상장 시 지주사 SK 주가에 호재”

SK바이오팜은 올해 IPO시장에서 몇 안되는 대어로 꼽히면서 시장에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기업에 대한 증권업계에 관심이 뜨거운 것은 향후 SK그룹의 신수종 사업을 책임질 핵심 계열사라는 점이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제약·바이오 사업을 제 2의 반도체로 판단하고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시장의 반응은 곧바로 지주사 SK의 주가 상승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룹 지주사 SK의 주가는 25만7000원으로 3개월 전 주가(17만5000원) 대비 46.85% 상승했다. 

유안타증권 최남곤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의 상장은 지주사 SK 주가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기업공개를 통해 확보한 자금력은 다양한 추가 파이프라인의 임상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데 일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KB증권 정동익 연구원도 “SK바이오팜이 상장 이후 주가가 급등할 경우, 자연스레 관심은 SK로 향하게 될 것”이라며 “SK는 (자회사 SK바이오팜의 상장으로) 구주매출을 통해 2255억원~307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SK바이오팜은 SK가 75%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 SK바이오팜 기업가치 전망은 엇갈려…시장성 vs 상징성

다만 증권업계에선 SK바이오팜의 상장 후 기업가치에 대해서는 엇갈린 평가를 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의 주력 파이프라인은 뇌전증 치료제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다. 이 상품은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판매허가를 받았고, 지난달 미국시장에 출시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가운데 글로벌 신약을 독자적으로 진행 한 것은 SK바이오팜이 최초다. 

또한 지난해 2월에는 유럽 지역 상업화를 위해 스위스 아벨 테라퓨틱스에 약 5억 달러에 달하는 기술수출을 이뤄냈다. 현재 유럽식약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에서 허가를 위한 검토를 진행 중이며, 시판 허가 시 영국,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 유럽 32개국에 판매될 예정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뇌전증 치료제를 복용중임에도 부분 발작이 멈추지 않는 성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2개의 임상 시험을 했고, 세노바메이트는 시험한 모든 용량에서 위약투여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발작 빈도를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현재 증권업계에서는 SK바이오팜의 기업가치는 약 5~7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신증권 양지환 연구원은 ”뇌전증 치료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가치는 5조3000억원으로 추정되고, 내년부터 유럽 시판이 이뤄질 경우 추정 가치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안타증권 최남곤 연구원도 “뇌전증 치료제 가치는 약 6조9000억원, 수면장애치료제 수노시의 가치는 2800억원을 반영할 경우 약 7조2000억원의 기업가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SK바이오팜의 재무상황을 고려할 때 다소 고평가라는 지적도 나온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792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으며, 자본잠식 상태(-130억)다. 단기 차입금도1015억원이 넘고 변동금리 차입금은 500억원에 달한다.

뇌전증 치료제 시장 규모를 볼 때 다소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61억 달러이고, 오는 2024년 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항암치료제 시장 규모(약 2000억 달러, 한화 239조원)와 비교한다면 큰 마켓으로 평가하긴 어렵다. 또한 글로벌 제약사(뇌전증)와 경쟁도 감안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고 동양권에서는 크게 오픈되지 않았다”며 “따라서 미국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데 저가정책을 통한 경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은 상업성 보다는 상징성에 가깝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실제 세계 1위 뇌전증 치료제인 UCB의 ‘빔팻’(라코사미드)도 한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제네릭(복제약)에 밀려 결국 철수했다.

이와 관련 SK바이오팜 관계자는 “현재 자본 누적결손(자본잠식)과 차입금은 신약사업 구축을 위한 투자”라며 “상장 시 이 같은 문제(자본잠식)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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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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