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전소니 “지수가 재현 좋아하듯, 저는 지수에게 빠졌죠”

[쿠키인터뷰] 전소니 “지수가 재현 좋아하듯, 저는 지수에게 빠졌죠”

전소니 “지수가 재현 좋아하듯, 저는 지수에게 빠졌죠”

기사승인 2020-06-16 16:40:11

[쿠키뉴스] 인세현 기자=“지수가 재현 선배 좋아하듯이, 저는 윤지수를 좋아한 것 같아요.” 16일 서울 강남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전소니의 얼굴엔 아쉬움이 가득했다. 오랜 시간 여러 계절을 함께 보낸 작품과 캐릭터를 아직 떠나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소니는 “다시 윤지수를 연기할 수 없다는 것이 서운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전소니는 얼마 전 종영한 tvN 토일극 ‘화양연화-삶이 꽃이 된 순간’(이하 ‘화양연화’)에서 1990년대 과거 부분의 윤지수 역을 맡아 배우 이보영과 한 인물을 나눠 연기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첫사랑의 풋풋하고 아련한 느낌을 표현해 호평을 얻었다. 

전소니가 ‘화양연화’와 윤지수를 처음 만난 것은 기차 안이다. 그는 지난해 홀로 영화제를 다녀오는 길에 ‘화양연화’의 대본을 처음 접하고 빠르게 매료됐다. 드라마 속에서 과거 재현(박진영)과 지수(전소니)가 첫눈에 반하는 것과 비슷한 과정이었다. 본격적인 멜로연기의 경험이 없어서 두려움도 있었지만, 전소니는 뒤돌아보지 않고 ‘화양연화’를 향해 달렸다. 

“지수가 마음 때문에 행동하는 솔직한 사람이라서 좋았어요. 자신의 감정에도 솔직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모르거나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배워나가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특히 매력을 느꼈죠. 그렇게 솔직하게 사랑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어떻게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겠어요. 저와 지수가 많이 닮지 않아서, 더 좋아했던 것 같아요. 작업 내내 지수를 짝사랑하듯이 틈만 나면 지수를 생각했어요. 스스로 신기하고 재미있을 정도로 지수에게 빠져 있었었죠.”

처음엔 배우 이보영과 같은 역을 연기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전소니는 “항상 시청자로 봐왔던 배우와 한 역할을 함께 만든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면서 “다른 배우에게 방해가 되거나, 작품의 옥에 티가 되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보영 선배가 제 걱정을 많이 풀어주셨어요. ‘네가 만든 지수가 그대로 나에게 오는 것’이라고 말씀해주셔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죠. 손정현 감독님도 초반에 제가 긴장한 것을 느끼셨는지 연기에 관해 솔직하게 말씀해주셨고, 격려해주셔서 차차 자신감을 찾았어요.”

과거 재현 역을 맡은 배우 박진영과의 호흡은 작품 안에서 특히 빛났다. 9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들의 로맨스가 아련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그려진 덕분에, 현재의 서사도 힘을 얻었다. 박진영과 함께 연기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장면을 만들어 간 것은 이번 작업에서 느낀 재미와 보람 중 하나였다.

“박진영 배우와 처음부터 같이 고민했어요. 초반에 빠르게 촬영이 진행되는 걸 보면서 실수하지 않기 위해, 촬영장에 미리 와서 연기를 맞춰보자고 약속하기도 했고요. 사랑에 관한 이야기니까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현장에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함께 만든 것이 많아요. 함께 생각한 아이디어를 감독님께 말하고 채택되면 시험에 합격한 것처럼 좋아했죠. 지수를 연기하며 가장 의지할 수 있었던 것이 박진영 배우였어요.”

드라마 속 과거가 누군가의 기억에 남은 ‘화양연화’이기에 더욱 아름답게 보인 것처럼, 작품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한 시간이 전소니에겐 ‘화양연화’로 남았다. 그는 “한겨울 바다에 들어가는 장면을 찍을 때도 마냥 신나고 좋았다”면서 “지수를 연기하며 겪었던 행복했던 마음이 앞으로의 배우 생활에 큰 힘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지수를 연기하며 개인적으론 겪을 수 없는 순간들을 만난 것이 인간 전소니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쳤어요. 시간이 지나도 어떤 봄이나 겨울에 문득 지수가 생각날 것 같아요.”

inout@kukinews.com /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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