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 가능성에 '우편투표' 반대하던 美 트럼프…뒤로는 측근들과 동참

조작 가능성에 '우편투표' 반대하던 美 트럼프…뒤로는 측근들과 동참

기사승인 2020-06-23 17:14:49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작 가능성을 들어 우편투표를 극렬히 반대하고 있지만 사실 본인도 우편투표를 잘 활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대통령 주변 인물들도 우편투표를 적극적으로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해 뉴욕에서 플로리다로 주소를 옮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플로리다주 공화당 예비선거 때 우편으로 부재자투표를 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2018년 중간선거 때도 우편 부재자투표를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또 이날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 부부는 지난 4월13일 고향인 인디애나주(州) 공화당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 우편으로 표를 행사했다. 더구나 펜스 부통령 부부는 2017년 1월 부통령 취임에 따라 워싱턴DC로 이사를 오기 직전까지 살았던 인디애나 주지사 관사를 주소지로 우편투표를 했다.

더힐은 “옛 주소를 사용해 우편투표를 한 것이 위법하진 않다”며 “부통령 부부는 여전히 인디애나주 유권자로 등록돼있다”고 설명했다.

NYT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2018년 상·하원의원 선출을 위한 예비선거와 본선거 때도 우편으로 부재자투표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우편투표가 부정투표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해온 윌리엄 바 법무장관도 작년과 2012년 우편 부재자투표로 버지니아주 선거에 참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또 트럼프 선거캠프를 이끄는 브래드 파스케일 본부장은 2018년 10월 텍사스주 연방하원의원 선거 때 우편투표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은 파스케일 본부장이 당시 선거 사전투표 시작일에 거주지 샌안토니오와 가까운 휴스턴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유세장에 있었다고 보도했다.

당시 텍사스주는 장애인과 65세 이상 노인, 사전투표를 신청한 지역(카운티) 밖에 있는 사람만 우편으로 부재자투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AP는 “파스케일이 당시 샌안토니오로 다시 돌아갔다면 우편투표는 무효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트럼프 선거캠프 고위인사들도 우편투표를 자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이클 글래스너 선거캠프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빌 스테피언 부본부장은 뉴저지주 선거에 여러 번 우편으로 참여했고, 펜스 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닉 에이어스 선임고문은 2014년 조지아주 선거에 우편으로 투표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케일리 맥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2010년 이후 11차례 우편투표를 했으며,벳시 디보스 교육장관은 미시간주에 ‘영구 부재 투표자’로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미국에선 코로나19 대유행에 우편투표를 확대하는 주(州)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통령선거 때 우편투표가 확대되면 외국이 선거에 개입해 부정투표가 이뤄질 가능성도 커진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날도 트위터를 통해 “우편투표 용지 수백만 장이 외국과 다른 이들에 의해 인쇄될 것”이라며 “우편투표로 인해 (대선이) 역사상 최대의 부정선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 경쟁자인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선거캠프가 이날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우편투표를 비방하는 트럼프 대통령 게시글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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