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인은 등 핀테크 투자 성적표

증권사, 인은 등 핀테크 투자 성적표

카카오·네이버 손잡은 한투·미래에셋 웃고 kt 투자한 NH 울다

기사승인 2020-06-24 05:00:00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국내 증권사들이 투자한 IT업체마다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지분을 출자한 카카오뱅크는 실적 개선과 함께 IPO(기업공개)를 준비하는 등 규모가 커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도 최근 네이버의 주가 급등으로 인해 간접적인 수혜를 얻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IT(정보기술)과 금융을 융합한 핀테크 플랫폼 회사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반면 NH투자증권이 3대주주인 케이뱅크는 인터넷은행특례법 개정안이 통과가 늦춰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케이뱅크는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를 시행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으나 개점휴업이 장기화될수록 양대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와 네이버의 장벽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이 출자하거나 지분투자한 플랫폼업체와 인터넷은행이 비대면(언택트) 업종으로 분류되면서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출자한 카카오뱅크는 꾸준한 실적 증가로 기업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은 ICT와 금융의 결합이 필연적으로 더 나은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할 것이라 판단해 사업을 주도했다. 최근 이 같은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매출 6649억원, 당기순이익 137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2017년 영업을 시작한지 2년 만에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뤘다.

카카오뱅크의 비약적인 성공은 카카오톡이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효율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을 통한 온라인 거래는 편의성과 효율성을 함께 갖췄다는 평가다.

SK증권 구경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국내에서 가장 압도적인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의 계열사로서, 수많은 고객들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가장 대표적인 강점”이라며 “카카오뱅크가 성공한 배경에는 카카오가 갖고 있는 접근성, 편의성뿐 아니라 카카오 프렌즈가 갖고 있는 친숙함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최근 바이러스 펜더믹(세계적 확산)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변화로 인해 비대면(언택트) 업종의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언택트 관련주로 꼽히면 카카오와 네이버의 주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공행진하고 있다. 

내년에 본격 추진될 IPO(기업공개) 이슈도 호재로 작용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에 대해 5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차증권 김현기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앱으로만 운영하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영업점을 별도 운영하지 않기에 판관비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장기적으로 경영효율성 지표인 CIR(총영업경비이익률)은 30%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 상장 시 시가총액은 5조6000억원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카카오뱅크의 성장은 지분을 보유한 한국금융지주그룹의 수혜가 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증권 김현기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IPO 이슈는 중장기적으로 한국금융지주의 수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2019년 말 기준)는 카카오로 33.54%로 지분을 쥐고 있고, 한국금융지주 자회사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28.60%, 국민은행 9.86%, 한국투자증권이 4.93% 보유하고 있다.

이에 반해 NH투자증권이 3대주주인 케이뱅크는 지난해부터 자본확충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1년 간 신규 대출을 중단하는 개점 휴업 상태에 놓였다. 케이뱅크는 우리은행, KT, NH투자증권이 대주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인터넷은행이다. NH투자증권은 당시 미래성장성을 판단하고 투자를 감행했지만 뜻하지 않는 악재를 만나면서 고전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개점휴업 여파로 인해 지난해 79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이 기업에  지분투자했던 NH투자증권도 간접적인 손실(평가손익)을 기록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케이뱅크에 대해 지난해 217억원에 달하는 평가손실을 냈다. 

현재 우리은행과 KT 자회사 BC카드, NH투자증권 등 케이뱅크 주요 주주들은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이들은 케이뱅크에 대한 유상증자 규모를 기존 5949억원에서 3966억원으로 낮춰 추진하면서도 전환주식 발행을 통해 자본을 확충할 계획이다. 

다만 케이뱅크가 정상화된다고 하더라도 카카오,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달 8일 플랫폼 금융서비스 네이버통장을 출시했다.  네이버통장은 네이버페이와의 연동을 기반으로 금융, 쇼핑, 결제 간 상호 연결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케이뱅크는 BC카드 사장 출신 이문환 은행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내세웠다. BC카드는 금융빅데이터를 보유한 플랫폼 금융사(카드사)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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