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환매중단’ 사태, 예탁결제원 관리 부실 도마...사기 방관 책임론 솔솔

‘옵티머스 환매중단’ 사태, 예탁결제원 관리 부실 도마...사기 방관 책임론 솔솔

기사승인 2020-07-02 06:30:00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제2의 라임 사태로 불리는 옵티머스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를 둘러싸고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불완전 판매 혐의 판매사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문제의 펀드 기준가 산출을 담당했던 예탁결제원의 ‘사기 방관’ 책임론도 부상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예탁결제원은 옵티머스 펀드자산명세서를 작성하면서 펀드 자산에 편입된 대부업체 등의 채권을 공기업의 채권인 것처럼 기재한 의혹을 받는다. 펀드명세서란 해당 펀드에 어떤 자산이 편입돼 있고 현재 평가액이 얼마인지 등을 기재한 서류다. 현재 펀드명세서 허위 의혹으로 예탁원도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라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환매가 연기된 문제의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펀드'의 약관상 편입 자산은 공공기관이 발주한 공사 관련 매출채권이었다. 한국도로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해 연 2.8~3.%의 수익률을 내면서도 안정적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그러나 실제 편입 자산은 대부디케이에이엠씨, 씨피엔에스, 아트리파라다이스, 엔드류종합건설(현 부띠크성지종합건설), 라피크 등 5개 비상장 업체의 사모 채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예탁원은 옵티머스 운용의 요구대로 비상장사의 사모사채 인수 계약서를 공기업 매출 채권으로 등록했다. 예탁원은 운용사가 제공한 정보만을 기반으로 해서 명칭을 등록하고, 장부가로 평가를 진행했다. 예탁원 차원의 확인 과정은 없었다. 업계에서 중간에 있었던 예탁원이 사기를 방관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판매사들은 현행법상 사모펀드 운용사에서 정보를 받기 어렵다. 사무수탁사인 예탁원이 작성한 펀드명세서에 기입되어 있는 대로 확인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판매사들 사이에서 “예탁원을 믿었다”는 토로가 나오는 이유다.

문제의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NH투자증권의 정영채 대표이사는 지난달 24일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긴급 자체조사를 통해 관련 매출채권 양수도 계약서가 위조된 사실, 수탁은행이 펀드 자산에 애초 제안된 내용과 달리 비상장기업 사모사채가 편입된 사실, 사무수탁기관인 예탁결제원이 운용사의 지시에 따라 비상장기업 사모사채를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이름을 변경해 펀드명세서에 등록한 사실 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제185조 연대책임 조항)에서는 “집합투자업자·신탁업자·투자매매업자·투자중개업자·일반사무관리회사·집합투자기구평가회사 및 채권평가회사는 투자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경우,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연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향후 금감원과 검찰 조사에 따라 예탁원도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예탁원 관계자는 “사모매출채권은 특정 이름이 없다. 종목명은 운용사가 만들고, 코드를 만들어서 우리는 단순 등록 역할만 하는 것”이라며 “잘못이 있다고 하면 충분히 책임 져야겠지만. 의도적으로 해야 할 의무를 안 했다거나 한 것이 없다. 다만 현재 사모펀드 관련 문제가 계속 생기고 있으니 사무관리사 업무 내에서 현재 문제가 있는 게 없는지 점검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옵티머스 펀드의 환매중단 규모는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피해 규모가 최대 5000억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사모펀드 설정 잔액은 5172억원이다. NH투자증권이 4528억원, 한국투자증권 407억원, 케이프투자증권 149억원, 대신증권 45억원, 하이투자증권 24억원, 한화투자증권 18억원을 각각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