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의숨결] 닮은 꼴 증상 코감기와 알레르기 비염 감별법

[한방의숨결] 닮은 꼴 증상 코감기와 알레르기 비염 감별법

[한방의숨결] 닮은 꼴 증상 코감기와 알레르기 비염 감별법

기사승인 2020-07-03 11:04:09
#헷갈리는 닮은 꼴, 감기와 알레르기 비염 구별은 어떻게?
#글// 김지수 영동한의원 진료원장(침구과 전문의)
김지수 영동한의원 진료원장

아침과 낮의 기온차가 커지면 가장 먼저 늘어나는 것이 어린이 감기 환자들이다. 연령이나 신체 특성상 어른들보다도 더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족들이 잘 관리해주지 않으면 덜컥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다. 환절기일수록 감기바이러스 전파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도 늘어난다. 특히 이상하게도 코감기가 오래간다 싶은 환자들을 보면 알레르기 비염을 합병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두 가지 증상이 서로 흡사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나 두 질환은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같은 코에서 발생한다는 것만 빼곤 발생 원인과 증상이 다르다.

그런데도 일반인은 이들 두 질환 구별에 어려움이 많은 듯하다. 알레르기 비염을 코감기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병을 잘못 알고 있으니 엉뚱한 치료를 하기도 쉽다.

감기와 알레르기 비염은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감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콧물과 코막힘이 있으며 고열 증세를 겪기도 하고, 두통, 인후통, 기침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콧물, 재채기, 코막힘만 있는 어린이는 알레르기 비염에 의한 것인지, 코감기로 인한 것인지 구별하기가 애매하다. 감별법을 알아보자.

감기는 평균적으로 3~4일 만에, 또는 길어야 일주일이면 낫는 게 대부분이다. 감기가 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발전하게 되면 유증상기간이 길어지고 더 심해질 수 있지만 대개의 경우는 일주일 내외에 낫는다는 얘기다. 반면에 코 알레르기는 몇 달 또는 몇 년씩 콧물이나 코막힘, 재채기 증상이 계속되는 게 코감기와 다르다.

알레르기 비염은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과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으로 크게 나뉜다. 계절성이라 함은 주로 봄철에 많이 나타나는 알레르기 비염을 말한다. 환자들은 봄이나 가을, 겨울이 되면 어김없이 두세 달 동안 고생하게 된다. 개화기인 4,5월에는 꽃가루에 의한 계절성 알레르기가 급증한다. 

통년성은 주로 집먼지 진드기에 의해 발생되는 것으로 4계절 내내 나타나는 경우를 뜻한다. 그 중 집먼지 진드기는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알레르기 비염 원인 중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이 때문에 1년 내내 수시로 줄줄 흐르는 맑은 콧물과 시도때도 없이 터지는 재채기와 코막힘 증상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많다.

그림= 질병관리본부 제공

7세 이하의 어린이에게 나타나는 소아 알레르기 비염은 콧물, 재채기 증상 말고도 알레르기 비염인지 아닌지를 판별하는 중요한 단서가 조금 더 있다. 즉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어린이의 얼굴을 가만히 살펴보면 대체로 눈 밑이 검고 푸른 색을 띠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코를 자꾸 씰룩거리거나 콧구멍을 후비고, 그 때문에 코 점막의 혈관이 빨갛게 부어올라 코를 건드리기만 해도 코피가 자주 나오기도 한다. 눈이나 귀가 가렵다며 자꾸 손을 갖다대고, 근질거림을 참지 못해 손으로 비비기도 한다.

소아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은 정서적으로도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또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므로 잘 때나 평소에도 입을 벌리고 있기 일쑤이다. 몇 년 동안 그러다 보면 입이 튀어나와 어느 새 얼굴형이 이상하게 바뀌기도 한다. 신체 성장발육도 나빠지고 키가 잘 자라지도 않는다.

소아 알레르기 비염은 소년기에 조기 발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릴 때 이 질환의 조짐이 보이자마자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계속 반복되는 사이 축농증으로 발전하게 되고,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소아 알레르기 비염은 다소 유전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다. 가족 가운데 누군가 알레르기성 질환을 앓은 적이 있거나 현재 걸려 있으면 나머지 가족도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그래픽= 질병관리본부 제공

물론 서로 같은 생활환경에서 살기 때문에 비슷한 증상을 겪게 됐다고 풀이할 수도 있겠다. 다시 말해 알레르기 비염 증상은는 완전히 유전이라고 보기에 애매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 가능성까지 배제하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한의학에선 이를 ‘체질 소양’이라고 지칭하고 체질을 개선해주는 방법으로 완치를 도모한다. 부모 중 두 명이 다 알레르기가 있으면 그 자녀의 90% 이상이 알레르기에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부모 중 어느 한 명이 알레르기가 있으면 그 자식 중 60~70%가 알레르기를 물려받게 된다고 한다. 아이가 두 명이라면 한 명 이상한테 발병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알레르기 체질 소양이 있는 사람, 특히 가임기 여성은 임신하기 전에 사소한 환경 자극에도 과민반응을 보이는 알레르기 체질 개선 계획부터 세우길 바란다. 그것이 장차 갖게 될 2세에게 나타날지도 모를 알레르기 소양을 미리 예방하는 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기수 기자
elgis@kukinews.com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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