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이것은 토크쇼인가, 음반 소개 자리인가. 3일 오후 서울 선릉로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가수 김수찬의 신보 발매 기념 공연은 취재진의 웃음소리로 소란했다. 매순간 ‘지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는 김수찬의 남다른 흥 때문이었다. 4일 정오 첫 번째 미니음반 ‘수찬노래방’ 발매를 앞두고 이날 취재진을 만난 김수찬은 “폭주하는 것이 내 장점”이라며 웃었다.
‘수찬노래방’은 김수찬이 과거 발매했던 노래들을 중심으로 꾸린 음반이다. 김수찬은 ‘오디션’ ‘소개팅 눈물팅’ ‘간다 간다’ ‘평행선’ ‘사랑의 해결사’ 등 기존곡을 새롭게 해석해 부른 한편, 2003년 흥행했던 가수 바나나걸의 ‘엉덩이’를 리메이크해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특히 ‘엉덩이’ 프로듀싱에는 원곡을 만들었던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이 참여해 관심을 모았다.
△ “MV 출연해준 진성 선생님, 땀으로 미역감고 가셨다”
TV조선 ‘미스터트롯’에 출연해 주가를 높인 김수찬은 컴백을 앞두고 여러 신곡을 놓고 고민하다가 ‘엉덩이’ 리메이크를 결정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요즘처럼 침체된 시기에 다같이 힘든 일 털어버리고 즐겨보자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 그러려면 귀에 익고 낯설지 않은 곡이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을 위해 김수찬은 후렴구 “엉덩이 흔들어봐 / 왼쪽을 좀 들어봐”를 제외한 거의 모든 가사도 바꿨다. “네 상상을 펼쳐봐” “몸 사릴 거 없잖아” 같은 새로운 가사로 듣는 이들에게 긍정과 희망을 심어주겠다는 각오다.
‘엉덩이’ 뮤직비디오에는 가수 진성과 TV조선 ‘미스터트롯’ 출신의 가수 김희재, 정동원이 출연했다. 김수찬은 “뮤직비디오 촬영날 진성 선배님이 폭주하셨다. 처음에는 땀 흘리면 안 되니까 살살하겠다고 하시다가 나중에는 흥을 주체를 못하셔서 땀으로 미역을 감고 가셨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진성은 이날 김수찬의 공연에도 화환을 보내며 남다른 우정을 과시했다.
△ “방시혁 프로듀서님 만났냐고?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방시혁 의장은 김수찬 소속사인 뮤직K엔터테인먼트 권창현 대표와의 친분으로 ‘엉덩이’ 프로듀싱에 힘을 보탰다고 한다. 김수찬은 “방시혁 프로듀서님께서 ‘트로트가 많이 사랑받는 시기에 수찬이가 ‘엉덩이’를 잘 불러서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큐피드가 되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라고 귀띔했다. MC를 맡은 개그우먼 전영미가 ‘방시혁 프로듀서에게 직접 들은 말이냐’고 묻자 김수천은 “건너서 들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방 의장을 직접 만나지 못했다)”고 답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 “항상 비행기 티켓 끊어놓는다, 문제 생기면 이민 가도록”
탁월한 입담 덕분에 김수찬은 방송가에서도 인기다. 이미 MBC ‘라디오스타’,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 등 굵직한 예능 프로그램들을 휩쓸었다. 김수찬은 “예능에선 가식 없이 폭주하는 스타일”이라며 “항상 비행기 티켓을 끊어놓는다.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발언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이민갈 수 있도록”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면서도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최선을 다하게 된다. 숨김없이 말하고, 있는 것 없는 것 다 보여주려는 각오를 대중 여러분이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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