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제주항공이 '셧다운'을 지시한 데 이어 희망퇴직 규모도 사전에 산정했다고 주장한 이스타항공에 대해 제주항공이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7일 입장문을 통해 "양사 간 협의를 통해 이루어진 운항중단 조치를 마치 제주항공이 일방적으로 지시한 것처럼 매도한 것은, 이스타항공을 도와주려던 제주항공의 순수한 의도를 왜곡한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 측은 "3월 9일 12시 주식매매계약 후 양사가 첫 미팅을 했고 당일 오후 5시경 이스타항공에서 제주항공으로 보내준 엑셀파일의 내용과 완전히 동일했다"며 "이것은 이스타항공이 이미 해당 자료를 작성해뒀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금난을 겪고 있던 이스타항공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00억 원을 저리(1.3%)로 대여했고, 계약 보증금 약 119억 원 중 100억 원을 이스타항공 전환사채로 투입하는데 동의했다"며 이스타항공 노조의 주장과는 달리 인수계약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이스타항공이 인수합병 진행 과정에서 오히려 선행조건 이행에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기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항공은 "현재까지 주식매매계약 상 선행조건은 이행되지 않고 있으며, 특히 타이이스타젯 보증문제가 해결됐다는 증빙을 받지 못했다"며 "계약 체결 이후 미지급도 해결되지 않고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이며, 그 외에도 이해되지 않은 선행조건이 다수 존재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이스타홀딩스의 대주주인 이상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가 지분 헌납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이스타 홀딩스 보유 지분에는 제주항공이 지불한 계약금과 대여금 225억 원에 대한 근질권이 이미 설정돼 있어, 이스타 측이 제주항공과 상의 없이 지분 헌납을 발표할 권리는 없다"며 "실제로 지분 헌납에 따라 이스타항공에 추가적으로 귀속되는 금액은 언론에 나온 200억 원대가 아닌 80억 원에 불과해 체불임금 해결에는 부족한 금액"이라고 주장했다.
제주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모든 피해를 당사가 책임지기로 한다는 계약조항은 어디에도 없다고 반박했다.
제주항공은 "주식매매계약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업부진은 그 자체만으로는 ‘중대한 부정적 영향’으로서 제주항공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내용만 규정돼 있다"며 "최근 보도돼 사회적 논란이 되는 이스타 측의 각종 의혹들은 이번 인수계약에서 제주항공이 매수하려고 하는 지분의 정당성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 해당 지분 인수에 따라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제주항공은 1일 이스타 측에 10영업일 이내에 선행조건 해소를 요구했고, 이행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제주항공은 이스타 측의 입장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선행 조건을 이행하라는 종전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스타항공 노조는 지난 6일 이석주 AK홀딩스 대표와 최종구 대표의 약 6분35초 분량의 통화 녹취파일 전체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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