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남성 ‘후진국 성병’에 노출됐다…곤지름 환자 4000명 달해

국내 남성 ‘후진국 성병’에 노출됐다…곤지름 환자 4000명 달해

불임 등 2차 합병증 발생 예방 위해 콘돔사용‧올바른 성교육 중요

기사승인 2020-07-14 04:50:01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국내 성병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후진국 성병이라 불리는 첨규콘딜롬(곤지름) 환자만 지난해 약 6000명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남성 환자만 4000명 가까이 발생했으며, 같은 성매개 질환인 ‘임질’ 환자도 약 1900명에 달했다. 특히 10대 후반부터 환자수가 급증해 20~30대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올바른 성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법정감염병 감시체계를 통해 신고‧보고되는 성병에는 임질, 매독, 클라미디아감염증, 연성하감, 성기단순포진, 첨규콘딜롬, 사람유두종바이러스감염증(HPV) 등 7종이 있다. 올해 법정감염병으로 추가된 HPV를 제외한 전체 성병의 발생 건수는 2014년 1만2416건, 2015년 1만8444건, 2016년 2만4525건, 2017년 2만7287건, 2018년 3만1017건으로 증가했다.

대체로 여성의 발생 건수가 많았지만 임질과 첨규콘딜롬의 경우 남성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임질은 임균이라고 하는 세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임질 발생 건수는 최근 5년간 연평균 8.6% 증가했고, 2014년 남성은 1318건, 여성 380건, 2015년 각각 1797건과 534건, 2019년 1844건과 831건 발생했다. 올해 7월까지는 남성 784건, 여성 362건이 신고됐다.  

연령별로 보면 20~40대가 80% 이상 차지했으며, 10대 후반부터 환자 발생이 급증했다. 

2014년 기준 0~14세 남성 환자는 2명, 여성은 5명이었으나 15세~19세부터는 각각 77명과 34명, 20~24세 245명과 76명, 25~29세 236명과 60명, 30~34세 255명과 77명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기준으로만 봐도 5~9세 여성 1명, 10~14세 남성 2명과 여성 5명, 15~19세 각각 146명, 20~24세 각각 341명과 227명, 25~29세 404명과 145명, 30~34세 241명과 84명, 35~39세 253명과 59명 등 발생했다.   

첨규콘딜롬도 연평균 8%정도 증가했으며, 남성 환자가 많았다. 첨규콘딜롬은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 HPV 중 6번, 11번 바이러스에 의해 외음부에 생기는 사마귀성 질환이다. 



2014년 남성은 1396명, 여성 801명, 2015년에는 각각 2042명, 1442명, 2018년 3512명과 1883명, 2019년 3743명과 2135명 발생했다. 올해 7월까지는 남성 1685명, 여성 934명 신고됐다.  

연령별로는 2018년 기준 10~14세 4명, 15~19세 183명, 20~24세 900명, 25~29세 1205명, 30~34세 874명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0~14세 4명, 15~19세 163명, 20~24세 841명, 25~29세 1231명, 30~34세 973명으로 집계됐다. 

남성에게서 임질과 첨규콘딜롬 환자가 많은 이유로는 증상이 남성에게 주로 나타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남성이 임질에 걸리면 요도염 등이 발생하나 여성은 무증상인 환자가 대부분이다. 드물게 자궁경부염과 요도염에 의한 분비물 등이 발생한다.

문두건 고려대 구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임질이나 첨규콘딜롬의) 눈에 보이는 증상들은 남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여성의 경우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방광염 형태로 발생하기 때문에 성병이 원인인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면서 “반대로 여성에게서 눈에 띄는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들, 예를 들어 트리코모나스염(질염)은 여성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녀 모두 이들 질환을 치료하지 않으면 자궁 외 임신 등을 초래하거나 태아에 전염시켜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킬 수 있고, 남성은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문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성생활 양태가 달라지고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은 아이들도 없어 요즘은 나이 든 사람보다 젊은 연령에서 성병에 감염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하지만 성병은 성병으로 끝나지 않고 난임, 불임 등으로 이어지는 등 2차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한 남녀공학 고등학교에서 바나나를 이용한 콘돔사용법 교육을 시행하려다가 부모들의 반발로 중단된 사건이 발생했는데, 성병 예방에 있어 콘돔 사용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성교육을 비웃거나 비난하지 말고 젊은 층에게 필요한 지식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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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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