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고구말] “그린벨트 해제” vs“신중해야”… 오락가락 정부·여당에 文 대통령의 결단은?

[여의도 고구말] “그린벨트 해제” vs“신중해야”… 오락가락 정부·여당에 文 대통령의 결단은?

기사승인 2020-07-21 05:00:55
‘여의도 고구말’은 국회가 있는 여의도와 고구마, 말의 합성어로 답답한 현실 정치를 풀어보려는 코너입니다. 이를 통해 정치인들이 매일 내뱉는 말을 여과없이 소개하고 발언 속에 담긴 의미를 독자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그린벨트 해제가 거론되고 있는 송파구 인근 부지. /사진=곽경근 기자
[쿠키뉴스] 조현지 인턴 기자 =서울 내 주택 추가 공급방안에 대한 정부·여당의 오락가락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뒤 다시 ‘신중론’을 꺼내 들며 물러섰기 때문. 이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그린벨트 해제는 안 된다”라는 훈수가 쏟아지고 있다. 잇따른 논란에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그린벨트 해제하지 않겠다”라며 직접 정리에 나섰다.

“필요하다면 그린벨트 문제 점검할 가능성 열어둬”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14일 주택공급방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도심 고밀도 개발,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조정 등 5~6가지 방안을 함께 언급하며 주택공급을 위한 최종 대책으로 ‘그린벨트 해제’를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주택공급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 입장을 유지해왔다. 지난 9일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주택공급을 위해선 지방정부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며 서울시를 우회적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이후 15일 조응청 민주당 국토위 간사의 “그린벨트 해제까지 포함한 범정부적 논의 할 것”, 17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정부가 이미 당정 간에 의견을 정리했다” 등의 발언이 나오자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당정 검토는 했으나 합의·결정 없어”

정세균 국무총리가 19일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린벨트는 한번 해제하면 복원이 되지 않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라며 서울시의 반대에 국토교통부 장관 직권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것에 대해도 반대를 표했다. 앞서 청와대에서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당정 간 의견을 정리했다’라고 밝힌지 이틀 만에 정 총리가 사실상 반대 뜻을 피력한 것이다. 

이어 범여권 대선 주자 1·2위를 달리는 이낙연 의원,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 정치권 주요 인사들도 ‘그린벨트 해제’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 의원은 “현 단계에서 그린벨트 논쟁을 먼저 하는 것은 현명하지도 않고 책임 있는 처사도 아니다”라고 지적했고 이 지사는 “사상 최대 로또가 될 것”이라 우려했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혼란을 금할 길이 없다. 최종 책임자는 대통령”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여권에서의 혼선이 이어지자 “총리가 딴 이야기를 하고 심지어 도지사, 법무부 장관까지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 책임제하에서 경제정책의 최종 책임자는 대통령”이라며 문 대통령의 결단을 재차 압박했다.

국민의당, 정의당에서도 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대통령이 왜 침묵하고 있는지 어렵다. 쓸데없이 오지랖 넓은 장관, 혼란을 부추기는 정부·여당 인사들도 정리해달라”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정리해야 한다. 부동산 정책의 원칙을 바로 세워달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래세대를 위해 그린벨트 계속 보전해갈 것”

‘그린벨트 해제’를 두고 정치권의 혼란이 계속되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정리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20일 정세균 국무총리와 주례회동에서 “미래세대를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고 계속 보존해 나가기로 했다”라고 결정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부동산 공급확대 방안을 검토했다. 대안으로는 ▲주택 용지 확보를 위한 국공립 시설 부지 발굴 및 확보 ▲국가 소유 태릉 골프장 부지 활용을 위한 관계부처 및 지자체 간의 지속적 논의 등을 협의했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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