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글로벌 동박 제조사에 대한 추가 투자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핵심부품 사업 강화에 나섰다. SK㈜는 전기차 배터리 필수부품인 동박(CopperFoil)을 제조하는 중국 왓슨(Wason)사에 약 1000억원을 추가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달 17일 밝혔다. 앞서 지난해 4월 약27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 후 약 1년 만으로, 고성장하는 동박시장에 대한 선제적 투자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이다.
왓슨은 글로벌 1위 동박 제조사다. SK㈜가 지난 해 투자한 이후 경쟁사 인수와 공장 신설 등을 통해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장하고 있다. 7월 현재 전지용 동박 생산규모는 연간 4만톤으로 글로벌 메이저 동박 제조사 중 가장 큰 규모를 갖췄다. 이를 2025년에는 14만톤까지 키운다는 계획이다.
동박은 구리를 고도의 공정 기술로 얇게 만든 막으로 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핵심소재 중 음극 소재로 쓰인다. 이 소재의 제조는 얇고, 넓고, 균일한 표면의 구리 호일을 길게 만드는 것이 핵심기술로 고도의 공정제어 기술과 우수한 설비 경쟁력이 필요한 산업이다.
글로벌 완성차의 높은 요구 조건에 맞춰 고품질의 동박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전세계에서 6곳에 불과하다. 왓슨은 향후 IPO도 검토하고 있어 무궁무진한 성장 잠재력을 가졌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특히 왓슨은 글로벌 메이저 배터리 제조사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고객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으며, 발빠른 생산성 개선으로 고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177억원과 781억원이며,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1000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32% 증가했다.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와 함께 동박 시장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왓슨의 향후 성장세는 더욱 가파를 전망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CATL을 포함한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의 현재 동박 수요는 14만톤 정도이나, 2025년에는 75만톤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급격한 수요 증대로 향후 동박 공급부족 심화에 따른 고품질 동박 확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회사관계자는 “전기차 관련 부품과 소재 사업을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왓슨이 고성장을 하면서 기업가치 증대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K그룹 계열사인 SKC의 동박 제조 투자사 SK넥실리스는 제 6공장 증설 투자를 결정했다. 이는 올해 3월 제5공장 투자에 이어, SKC에 합병된 이후 두 번째 투자 결정이다. 이후에도 추가 증설 투자를 빠르게 진행해 글로벌 No.1 동박 제조 기술력을 갖춘 플레이어로서 입지를 단단히 해간다는 계획이다.
넥실리스는 지난달 1일 전라북도, 정읍시와 전기차 배터리용 음극 핵심소재인 동박 공장을 증설하는 투자협약을 맺었다. 1200억원을 투자해 오는 8월 정읍공장에 연산 9000톤 규모의 제6공장을 착공한다. 2022년 1분기에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6공장이 가동하면 회사의 동박 생산능력은 5만2000톤으로 늘어난다.
이번 투자결정은 빠르게 성장하는 동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동박 시장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과 함께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동박이 쓰이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25년까지 매년 40% 수준으로 성장한다.
특히 넥실리스가 생산하는 6㎛ 이하 극박 동박 수요는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선 배터리 고용량화, 경량화가 필요한데, 여기엔 극박 제품이 유리하다. 배터리에 많은 활물질을 담을 수 있어 효율이 좋아진다. 넥실리스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4㎛ 동박을 1.4m 광폭으로 세계 최장인 30km 길이로 양산하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
이에 회사는 공급 부족이라는 시장 특성과 기술력 경쟁 우위 등을 고려해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초 4공장 증설을 마치고 3만4000톤의 생산능력을 갖춘 회사는 올해 3월 5공장 증설 계획을 밝히고, 2021년 3분기 완공을 목표로 9000톤 규모의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여기에 6공장을 완공하면 생산능력은 5만톤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에 더해 글로벌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 배터리 고객사가 있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에 진출하면 고객사의 요청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지역에는 SKC의 여유부지가 있어 거점 마련 속도 등 여러 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다.
SK관계자는 “3월에 이어 3개월 만에 추가 증설 계획을 밝힌 것은 기술력을 가진 넥실리스의 자신감을 보여준다”며 “이후 추가증설 계획도 글로벌 증설을 포함해 빠르게 확정하겠다. 글로벌 No.1 동박제조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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