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주식시장?…드림주 투자, '돼지꿈' 될까

꿈꾸는 주식시장?…드림주 투자, '돼지꿈' 될까

기사승인 2020-07-28 06:10:01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네이버요? 지금 주가도 싼 것 같은데요"

회사원 강지현(31·서울)씨는 최근 기존 투자 종목들을 정리하고 언택트주에 집중 투자하기 시작했다. 언택트 대장주로 불리는 네이버·카카오에 대해 최근 주가 고평가 우려가 나오기도 하지만, 강씨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업 가치를 생각하면 더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이다.

강씨와 같은 투자자들의 판단 기준은 '꿈 대비 주가비율(Price to Dream Ratio·PDR)'로 설명될 수 있다. PDR은 최근 주식시장에 생겨난 신조어다. 기업의 미래가치를 기반으로 현재의 주가를 판단한다는 개념이다.

코로나19 이후 언텍트·바이오주 등 미래산업 관련 성장주를 중심으로 적정주가와 실제 주가의 괴리율이 치솟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기업의 재무상태나 수익성 기준으로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등 기존 평가 기준으로 보면 이같은 상황이 비정상이지만, 미래 가치를 감안하면 설명이 된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나스닥이 1만 고지를 넘은 가운데, 국내에서도 성장주 급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업종에 속한 기업들이 시총 순위를 연일 갈아치우는 양상이다. 바이오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SK바이오팜, 배터리 분야에서는 삼성 SDI와 LG화학이 대표적이다. 또 인터넷과 게임 분야는 네이버와 카카오, 엔소프트가 대표 종목으로 꼽힌다. 이들 기업의 연초 이후 주가상승률은 평균 50% 이상이다.

투자업계에서도 이들 종목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도주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언택트 가속화와 글로벌 친환경 트렌드를 타고 성장 가도가 마련되어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성장주 강세장을 보며 IT버블 시기를 기억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성장주가 과한 기대감을 받고 있으며, 제 2의 닷컴버블이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닷컴버블이란 지난 1990년대 후반, 인터넷이 주목을 받으며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폭등했다. 이같은 주가 폭등세는 얼마 가지 못했다. 기대감을 기반으로 올랐던 주가는 폭락했고, 관련 기업들은 줄줄이 쓰러졌다.

DB금융투자 강현기 연구원은 "최근 PDR의 등장에 대한 본질적 고민이 필요하다. 성장주의 국지적 강세가 과도하다는 점에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 연구원은 "지난 1990년대 말 IT버블 시기에는 ‘Price to Sales Ratio’라는 개념이 적극 이용됐다. 당시 IT기업이 적자인 경우가 부지기수였는데, 일부에서 이 기업들의 매출액이 마이너스(-)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PSR로 평가하기 시작했다. IT기업들이 PSR 기준으로도 고평가된 것이 보였으나 미래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며 "다만 이렇게 평가된 IT기업들의 끝이 어떻게 됐는지 기억해야 한다. 지난 100년간의 주식시장 역사를 보면, 당시 주가의 수준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지표는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비판적 사고 위에서 탄생한 PER만이 이것이 개발된 시기와 지금 모두에서 시대를 아우르는 투자 도구가 됐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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