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수순 이스타항공·국유화 아시아나…‘희비 교차’

파산 수순 이스타항공·국유화 아시아나…‘희비 교차’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 "(아시아나 관련) 모든 가능성을 다 감안"

기사승인 2020-07-29 04:30:02
아시아나항공 A350 항공기. 아시아나항공 제공

[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산업은행을 통한 국유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되면서 파산과 대량 실직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8일 아시아나항공 국유화 방안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다 감안해서 기관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노딜로 국유화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다만 손 부위원장은 "미리 섣불리 이쪽으로 간다, 저쪽으로 간다라고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을 체결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산업의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딜클로징(종료)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상황 재점검을 위한 재실사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서면서 매각 우산 우려가 제기됐었다.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며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황 역시 한층 열악해진 만큼 현산이 재실사를 통해 인수 가치를 재산정할 경우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6280%로, 전 분기(1387%)의 4.5배에 달한다. 부채는 전 분기 12조5951억원에서 13조2041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자본 잠식도 심각한 상태다.

인수 협상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이 국유화 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일각에서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하는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 영구채 8000억원을 출자 전환해 최대 주주로 오르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이 끝내 무산되면서 파산과 대량 실직 위기에 처했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이 인수 포기를 선언한 23일 "제주항공의 주장은 주식매매계약서에서 합의한 바와 다르고 제주항공은 계약을 해제할 권한이 없다"며 소송전을 예고한 상태다.

국토교통부가 이스타항공이 '플랜B'를 먼저 마련하면 정부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스타항공은 현재 '플랜B'로는 신규 투자자 유치와 지방자치단체 등의 자금 지원밖에 답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전북도와 군산시 등에 자금 지원을 요청한 데 이어 신규 투자자 물색에도 나섰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이에 이스타항공은 이날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법정관리 신청과 무급휴직 전환 관련 논의를 했다. 전 직원 1600여명을 대상으로 3개월 무급 휴직 전환을 제안할 예정이다. 지난 3월 24일 전 노선 셧다운 후 유급으로 시행한 휴직을 모두 무급으로 바꾸겠다는 것이 골자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길어짐에 따라 수개월째 이어지면서 항공업체들이 유급 휴직을 무급 휴직으로 전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내달 말 끊길 상황에 대비해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ebae@kukinews.com
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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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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