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본격적인 ‘서진(西進) 전략’에 나서면서 차기 대선을 위한 초석을 닦고 있다. 이에 그간 거론돼온 윤석열 검찰 총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이사장 등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들은 대표적인 ‘충청’, ‘호남’ 인사로 꼽힌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호남 공략론’을 강조해왔다. 21대 총선 패배 요인 중 하나로 ‘호남 홀대’를 언급하고 당 비대위원장 직속으로 ‘국민통합특별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호남 표심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0일에는 수해복구를 위해 통합당 지도부와 함께 전남 구례를 찾기도 했다. 당시 방문은 회의 중 구례 방문의 필요성이 제기되자 김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19일 여권의 심장부로 꼽히는 광주를 찾아 ‘호남 끌어안기’를 본격화했다. 지난 5월 27일 취임 후 첫 광주 방문이다.
김 위원장은 광주 방문에서 보수 정당 최초로 국립 5·18 민주묘지 앞에서 무릎을 꿇고 묵념했다. 또 직접 작성한 사과문 낭독 과정에선 잠시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행보에 이날 기자들과의 만남에선 차기 서울시장 보궐선거 및 대통령 선거 후보로 호남 출신을 내세우는 방안을 고려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지역과 관계없이 당선 가능성이 있는 가장 유능한 인물을 선택할 생각이다”며 “호남 사람이든 충청 사람이든 거기에 대해서 별로 구애받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의 ‘호남·충청 인사’ 발언에 한 통합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호남 방문에서 호남인들의 기대에 맞는 호남 후보론을 말하고 싶었다 해도 아직 후보를 드러내기에는 시기상조란 생각을 갖은 듯 하다”며 “전략적 발언”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달 14일 김 위원장이 한 발언이 재조명된다. 김 위원장은 관훈토론회에서 장 이사장과 윤 총장, 김 전 부총리, 홍정욱 전 의원 등 야권 후보군에 대한 질문에 “그중의 몇 분은 상상컨대 그런 욕망을 갖고 있지 않나”라고 답한 바 있다.
‘당 밖 꿈틀이’로 언급된 인물 중 윤 총장과 김 전 부총리는 충청 지역, 장 이사장은 호남 지역 대표 인사로 꼽힌다.
한편 정계에 따르면 윤 총장과 김 전 부총리는 통합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데 대해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적자인 장 이사장을 두고 차기 범야권 대선 주자로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장 이사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 정무비서관과 초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한데다 16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19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스스로 ‘국민대통합당’을 창당했던 점 등의 정치적 감각과 의지를 바탕으로 차기 대권후보로의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는 목소리다.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