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정부 대화 결렬, 코로나19 와중에 의료대란 오나(종합)

의협·정부 대화 결렬, 코로나19 와중에 의료대란 오나(종합)

21일 전공의 단체행동·26일 2차 전국의사총파업…“단체행동에도 필수 의료 기능은 유지”

기사승인 2020-08-19 20:01:29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사진=쿠키DB)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의 19일 회동이 소득 없이 종료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속 '의료 대란'이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와 의료계에 따르면 21일 대학병원에서 수련 중인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이 무기한 파업에 이어 26일부터는 의사협회가 주도하는 제2차 전국의사총파업이 예정됐다.

전국 의과대학 본과 4학년 학생들 역시 응시 예정이었던 의사 국가고시를 취소하는 등 단체행동에 동참하고 있다.

이들 모두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도입 등의 정책에 반대하고 있다.

중증 환자를 주로 진료하는 상급종합병원에서 교수의 수술과 진료를 보조하고 입원 환자를 관리하는 전공의부터 지역에서 1차 의료를 담당하는 동네의원 개원의까지 업무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히면서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전공의들이 정부의 책임감 있는 개선 조치가 없을 경우 사직서 제출을 불사하겠다고 밝힌 만큼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당시에는 전공의들이 4개월이 넘게 파업을 이어가면서 상급 종합병원의 환자 진료에 큰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보건복지부-대한의사협회 긴급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특히 최근 코로나 대규모 유행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상황이어서 의료 인력 공백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297명에 달해 14일부터 엿새간 확진자는 총 1288명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의료계 내부에서도 전공의 파업 등을 부담스러워 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코로나로 전국의 상황이 악화되고 의료자원이 부족해지는 시점에서 전공의의 파업은 코로나 진단과 치료에 집중하고 있는 다른 의료진들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지금은 명분을 쌓기 위해서라도 전략적 후퇴 또는 냉각기를 가지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도 생각을 바꾸어 지금처럼 밀어붙이기보다 함께 위기를 극복할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의협 역시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필수 의료 기능은 유지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총파업에 대한 강경한 의지 속에서도 환자의 불편은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김대하 의협 대변인은 "(의료계) 단체행동에서 큰 우려 있었지만 의료 대란은 없었고, 일부 환자 불편은 죄송하다"며 "앞으로 단체 행동에서도 필수 의료 기능을 유지하고,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원칙은 의협과 대전협 모두 분명하게 지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에 매우 송구스럽지만 이해와 관심을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며 "단체행동을 하지만 안전하게 저희 의사를 표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전국의사 총파업 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날 의협과 복지부는 긴급 회동을 가졌으나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대화를 마무리했다.

박 장관은 "(정부는) 지금부터 의료계와 논의하면서 정부가 제안했던 내용을 수정·보완할 생각"이라며 "(의협과) 협의체를 구체적으로 만들자는 합의는 못 봤지만, 이미 협의체 구성 제안은 나온 상태여서 의협이 답변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의협은 의대 증원, 공공의대 설립, 첩약 건강보험 급여화 등의 철회를 정부가 선언한 후에만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이 부분에 대한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대화가 종료됐다.

의협은 이날 회의 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복지부가 '철회'가 불가능하다는 견해만 반복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날 의·정 간담회가 타결 없이 종료된 데 따라 21일부터는 전국의 대학병원에서 수련하는 인턴, 레지던트들이 순차적으로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는 의협이 주도하는 제2차 전국의사총파업이 벌어진다. 의대생들은 국시 거부, 동맹 휴학 등을 통해 반대 의사를 표하고 있다.

im9181@kukinews.com
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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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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