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최근 매각 주관사 실무자들과 회의를 열고 재매각 관련 향후 일정 등을 논의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 18일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율촌, 흥국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이들 3곳은 작년 제일병원 회생 건을 맡아 부지 매각과 DIP(회생 기업에 대한 대출) 금융약정을 통해 경영권 정상화 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이스타항공은 투자의향서 발송을 시작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양해각서(MOU) 체결 등 법정관리 신청 준비를 완료하는 데까지 30∼45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희망퇴직 신청률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이스타항공 재매각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8일부터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지만 지난 30일까지 전체 1136명 중 희망퇴직을 신청한 인원은 당초 감축안의 절반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 6대 운항에 필요한 420여명을 제외하고 남은 인원을 모두 정리해고할 계획이어서 희망퇴직자와 정리해고자는 총 700여명에 달할 것으로 회사는 예상했지만 대부분 직원은 스스로 회사를 나가기를 거부한 셈이다.
고용 불안은 비단 이스타항공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기내식 사업과 기내면세품 판매 사업 매각과 관련해 해당 부문 직원들의 고용 불안 위기가 크다.
사측에서는 기내식 사업을 넘겨받는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의 신설 법인으로 해당 사업 부문 직원들이 '수평 이동'하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당장 대한항공에서 신설 법인으로 소속을 옮겨야 하는 직원들은 눈앞이 캄캄한 상황이다.
HDC현대산업개발로의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놓고 마지막 담판을 벌였지만 당장 결론이 나지는 않은 채 다시 공이 현산으로 넘어간 상황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무산돼 채권단 관리로 넘어가게 될 경우 대규모 인력조정이 이뤄질 가능성 등도 언급되고 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의 경우 최근 정부의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 연장으로 일단 9월 실업 대란은 피하게 됐지만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한이 끝나게 되면 대규모 인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항공업계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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