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미래통합당이 7개월 만에 간판을 바꾸고 전국 정당으로의 본격적인 도약에 나선다. 새 당명 ‘국민의힘’에 대한 정치권과 국민 여론의 반응은 어떨까.
통합당은 2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새 당명 ‘국민의힘’을 최종 의결했다. 이에 따라 통합당은 이날부터 ‘국민의힘’으로 불리게 된다. 영문명은 ‘People’s Power Party’이며 별도의 약칭은 존재하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보수정당의 7번째 새 이름이다. 1987년 개헌 이후 민주자유당(1990년)으로 대표됐던 보수정당의 이름은 30년간 ▲1995년 신한국당 ▲1997년 한나라당 ▲2012년 새누리당 ▲2017년 자유한국당 ▲2020년 미래통합당 등의 변화를 거쳤다.
국민의힘은 당명 선정을 위해 지난달 13일부터 21일까지 ‘대국민 당명 공모전’을 진행했다. 공모에는 총 1만 6941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지난 2017년 자유한국당 당명 공모전 당시 공모 건수(약 5800건)를 비교해보았을 때 3배 가량의 차이가 날 정도로 큰 관심이 모아졌다.
이같은 공모를 토대로 ‘국민의힘’이 탄생하게 됐다. 김수민 국민의힘 홍보본부장은 당명 선정 과정에 대해 “이번 당명 공모에서 가장 많이 제안됐던 단어인 ‘국민’을 중심으로 탄생했다. 응모한 이름을 분석한 결과 ‘국민을 위하는 정당’으로 거듭나라는 국민 대다수의 간절한 소망을 알 수 있었고 이를 당명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명 공모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와 그로 인한 관심이 모아졌던 만큼 새 당명에 대한 실망감도 적지 않았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직장인 A씨(24·여)는 “광고를 크게 하길래 기대를 많이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름이 세련되지 않아서 실망했다”며 “무엇보다 비슷한 이름이 과거 많았다는 점도 별로다. 당 이름이 많이 바뀌다 보니 초반엔 시민단체인지 정당 이름인지 헷갈리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직접 당명 공모전에 참가했던 B씨(32·여)도 타 정당과의 차별점을 찾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B씨는 “공모전을 왜 했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구리다”며 “지지율 상승을 위해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처음부터 노린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당명 변화에 따른 이후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는 기대도 나왔다. C씨(26·남)는 “젊어지려고 노력한게 보인다. 처음 듣는게 낯설긴 하지만 국민을 위한 활동을 하겠다는 목표를 담고있다는 점에서 당의 방향성을 잘 잡은 것 같다”며 “당명 개정 후의 활동을 지켜본 뒤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이 새 당명으로 확정될 때까지의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던 만큼 당 내에서의 불만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달 31일 의원총회 이후 새 당명에 대한 반발이 제기되자 다음날 오전 의원총회를 재소집해 의원들의 의견을 다시 들었다.
김태흠 의원은 ‘국민의힘’이 최종 당명 후보안으로 결정되자 페이스북에 “포괄적이고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며 “추구하는 가치적 측면에서 오히려 통합당보다 후퇴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통합당 한 초선 의원실의 보좌관 D씨도 이에 공감했다. D씨는 “당 자체가 보수적인 이미지가 있는게 너무 국민을 강조하다 보니 진보적인 색채가 가미된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어느정도 개혁적 차원에서 당명 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개인적으로 재탕, 3탕한 기분이 들어 너무 무리수를 둔게 아닌가싶다”고 평가했다. 또 당명 선정 과정에서 당 내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다른 중진 의원실의 보좌관 E씨는 “글쎄요”라는 반응을 내놨다. 당명 개정에 따른 이후 행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름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E씨는 “일단 제대로된 차세대 리더를 배출하느냐가 관건이다”며 “이름에 힘이 실리려면 제대로된 부산시장, 서울시장 후보를 만들어내야한다”고 말했다.
또 “당의 이름은 과거와의 단절 부분에선 긍정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며 “‘미래통합당’이라는 명칭도 4·15 총선만 이겼으면 좋은 이름으로 남았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출발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당명과 함께 당색도 추석 전까지 변경할 계획이다. 김수민 본부장은 지난 31일 “당명이 결정되면 2주간 작업 통해 심볼, 색에 대해 작업, 결정하고 내달 둘째, 셋째주 사이에 당사 현판식과 함께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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