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북한 평향성’ 논란을 두고 충돌했다.
이 장관과 박 의원은 15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장관이 운동권 시절 반미자주를 못 버렸다”, “북한편향이라고 모는 건 굉장히 모욕적” 등의 발언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벌였다.
박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문에 나서 “핵 인질이 되는 것이 진짜 평화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이 장관은 “누가 핵 인질이 되는 게 진짜 평화라고 생각하겠느냐”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박 의원이 “그게 한반도의 상황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느냐”고 했고 이에 이 장관은 “저희가 핵 인질로 잡혀있다고 의원님이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냐”고 맞섰다.
이후 박 의원은 “나에게 물어볼 것이 아니라 한반도에 북한이 핵폭탄을 30~40개 갖고 미사일을 갖고 있는데 위협이 아니냐”라고 물었고 이 장관은 “그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정부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척시키고 있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한미공조를 통해 비핵화라던가 한반도 평화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받아쳤다.
박 의원이 이 장관의 ‘한미동맹은 냉전 동맹’ 발언을 문제 삼기도 했다. 해당 발언은 이 장관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 말로 미국 국무부가 이 장관의 발언을 이례적으로 반박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이 장관은 해당 발언의 앞뒤 맥락에 관해 설명하며 대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는 그 말만 했다고 생각하지 않으시길 바란다. 야당 대표께서도 그 말씀 하셔서 반박하지 않았는데 그 자리(NCCK)에서 냉전, 군사동맹을 넘어 평화동맹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말씀이 있었고, 저로서는 그 말을 받아서 한미동맹이 군사동맹, 냉전 동맹을 넘어 어느 시점에 평화동맹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말씀에만 끝났다면 비난을 받아도 좋다”며 “거기서 끝이 아니고, 한미동맹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동맹 면도 갖고 있어 어느 시점에 평화동맹으로 전진할 수 있다는 말씀도 같이 드렸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이 이에 대해 “이미 한미동맹은 글로벌 차원의 전략동맹”이라며 “그런 장관의 북한 편향적인 사고를 갖고 어떻게 추진하겠느냐”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장관은 “저를 북한편향 중심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굉장히 모욕적”이라며 “제가 분명히 말씀드렸지만, 한미동맹이 포괄 동맹이라고 의원님이 생각하시는 만큼 저 역시 군사동맹 성격을 넘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가치동맹으로의 성격도 갖고 있다고 늘 말씀드린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과 국제동맹을 도외시하고 모든 것을 북한에 올인하고 있으니까 아직도 1980년대 운동권 시절에 반미자주시각을 버리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게 아니냐”고 비아냥거렸다.
이 장관은 “제가 평화통일 운동을 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 시간에 제가 미국에 대해서 좀 더 급진적이고 비판적 의식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지금 제가 그 인식을 그대로 가지고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지 않다.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해서 국제적인 외교 관계에서 중국 같은 경우에도 우호적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우리 정부 노선을 충실하게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어느 것을 가지고 의원님이 저를 그렇게 단정하고 또 그렇게 낙인하시는지 이해할 수 없다. 냉전 동맹만을 이야기하지 않았던 사실은 적어도 오늘 분명히 확인해 주시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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