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2013년부터 2017년까지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5년 연속으로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우승에 성공하며 최강자로 군림했다.
하지만 상황은 변했다. 국제대회에서 LPL(중국)의 강세를 보였고, 2018년과 2019년, 2년 인빅투스 게이밍(IG)과 펀플러스 피닉스(FPX)가 연달아 소환사컵을 들어올리며 LPL의 위상은 높아졌다. '1부 리그' 또는 '황부리그'라는 별명도 생겼다.
반면 LCK에게는 시련이 시작됐다. 한국에서 열린 2018 롤드컵은 LCK에게는 참사였다. 젠지 이스포츠는 그룹 스테이지에서 탈락했고, 아프리카 프릭스는 클라우드 나인(C9)에게 세트 스코어 3대 0으로 패했다. 1시드였던 KT롤스터는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결과적으로 IG에게 무릎꿇고 말았다.
유럽에서 열린 2019 롤드컵의 경우 상황은 조금 나아졌지만, 우승은 여전히 LPL의 몫이었다. 지난 6월 열린 미드시즌컵(MSC)에서도 LCK는 LPL에게 패하며 아쉬움을 삼켜야했다.
2020 롤드컵이 시작된 이후에도 팬들의 노심초사는 이어졌다. 이대로 LCK의 영광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였다.
하지만 LCK는 이날 그러한 걱정을 모두 날려버렸다. 그룹 스테이지가 시작된 첫날 LCK 대표 3팀은 첫 경기로 모두 승리하며 답답했던 팬들의 가슴을 뻥뚫리게 만들었다.
시작은 DRX였다. 플레이 인 스테이지에서 저력을 선보이며 그룹 스테이지 진출에 성공한 '유니콘스 오브 러브(UoL)'와 만난 DRX는 수준이 다른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서머 스플릿 후반 컨디션 난조를 보였던 '데프트' 김혁규, '케리아' 류민석 바텀듀오와 정글러 '표식' 홍창현의 폼이 올라온 것이 고무적이었다.
이후 담원 게이밍과 징동 게이밍이 맞붙었다. LCK와 LPL을 대표하는 강력한 우승후보 간의 대결이기에 전세계 LoL 팬들이 주목하는 경기였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담원은LCK에서 늘 하던대로 파괴적인 경기를 선보였고, 24분만에 넥서스를 파괴했다. 고립사를 줄인 '너구리' 장하권은 완벽했고, '캐니언' 김건부의 캐리력도 여전했다. 징동 바텀듀오를 상대로 '고스트' 장용준-'베릴' 조건희는 한치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마지막 대미를 장식한 것은 젠지였다. 젠지는 LPL 4시드 LGD게이밍과 맞붙었다. LGD가 플레이 인 스테이지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던 만큼 젠지의 낙승이 예상됐지만, 경기는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피넛' 한왕호는 경기내내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줬고, '시예' 쑤한웨이는 젠지의 주요 딜러를 암살했다. 하지만 젠지는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승리를 따냈다.
2년동안 국제대회에서의 부진으로 LCK는 3부리그라는 굴욕적인 별명을 얻었다. 이제 LCK의 시대는 끝났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왔다.
이날 결과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다. 지난해 롤드컵 당시에도 LCK는 그룹 스테이지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다만 오랜만에 LCK가 국제무대에서 보여준 멋진 경기력에 팬들의 기대감도 높아진 상황. 다시 한 번 LCK가 '황부리그'로 올라갈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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