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이역만리 ‘광산’에 투자한 이유는?

포스코가 이역만리 ‘광산’에 투자한 이유는?

포스코가 호주 철광석 광산에 투자한 이유

기사승인 2020-10-06 04:02:01
▲로이힐(Roy Hill)광산에서 채굴된 철광석이 현지 야드에 적치되는 모습.(사진=포스코 제공)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철강 맏형 포스코의 이역만리 호주 광산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호주 로이힐 광산 투자를 통해 철광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500억원의 배당금을 거둬들일 전망이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호주 로이힐 홀딩스 이사진은 회사의 재무 건전성 향상과 견조한 수익 실현을 근거로 배당을 실시한다고 결의했다. 이는 로이힐 홀딩스 창립 이후 첫 배당이다. 배당액은 총 4억7500만 호주 달러(약 4036억원)다. 이중 포스코는 보유 지분 12.5%에 해당하는 한화 약 500억원을 내달 중으로 지급받는다.

로이힐 홀딩스는 호주 서북부 필바라 지역에 위치한 로이힐 광산을 개발하기 위해 설립된 법인이다. 대주주는 핸콕(70%)이며 포스코(12.5%), 마루베니상사(15%), 차이나스틸(2.5%)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으로 투자했다.

로이힐 철광석 광산은 철광석 매장량이 23억톤에 달하는 호주 최대의 단일 광산이다. 서호주 퍼스(Perth)에서 1100km 떨어진 필바라 지역에 있다. 지난 2015년 10월 로이힐 광산 건설이 완료되면서 같은 해 11월부터 생산을 개시했다.

이 광산은 2018년 연간 5500만톤 정상 조업을 달성함으로써, 세계 5위 규모의 철광석 회사로 성장했다. 회사의 철광석은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등에 판매되고 있다.

포스코는 앞서 지난 2010년 로이힐 홀딩스와 광산 개발을 위한 협력 계약을 맺었다. 당시는 대형 공급사들의 원료 과점화로 인해 철광석 가격이 매우 불안정하던 시기다. 포스코는 우수한 품질의 철광석을 안정적으로 조달 받기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

제조원가 중 원료비의 비중이 무려 3분의 2 수준인 철강사로서는 기존 대형 원료사로부터 철광석 구매 의존율을 낮추면서도 철광석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투자를 통해 수익성도 확보되는 원료 사업에 철강사가 나선 것은 당연하다는 시각이 많다.

투자 초기 톤당 130~140달러였던 철광석 가격이 2015년 56달러 수준까지 급락하면서 한때 투자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포스코는 사업 안정화를 최우선으로 두며 광산 개발과 운영 효율화에만 전념해왔다.

그 결과 포스코는 광산 채굴 2년만인 2016년 600만톤의 철광석 조달을 시작으로 현재는 한해 소요량의 26%에 해당하는 1500만톤 규모의 철광석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다.

▲호주 서북부에 위치한 Port Hedland에서 로이힐 철광석을 실은 배가 한국으로 출항할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포스코 제공)
로이힐 홀딩스의 경영실적은 2017년 상업 생산을 본격화한 이후 빠르게 개선되면서 올해 6월 회계기준으로 32억 호주 달러의 영업익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의 지분법 이익도 생산 초기인 2016년 120억원대에서 지난해 1500억원대로 늘어났다.

올해 8월에는 로이힐 홀딩스가 광산개발을 위해 차입한 62억 달러(USD) 전액을 조기에 상환했다. 기존 2024년 9월로 예정된 상환 기한을 4년여 앞당기면서 재무 건전성도 크게 개선됐다. 향후에도 배당 수취가 지속될 전망이다.

포스코는 “철강사에 있어 경제적인 원료 구매와 안정적인 원료 공급원 확보는 수익성을 크게 좌우하는 중요한 일”이라며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꾸준히 원료투자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올해는 포스코가 로이힐 광산에 투자한 지 10년이 되는 해”라며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로이힐 홀딩스의 대규모 배당은 항간의 우려를 불식시킬 뿐만 아니라 사업이 본 궤도에 올라섰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가동(1973년) 이전인 1971년부터 해외 원료 개발에 나섰다. 1981년 호주 마운트솔리 광산의 지분 투자를 시작으로 현재는 전 세계 23곳의 제철원료 개발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im9181@kukinews.com
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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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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