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시대 본격 개막…미래차 사업 가속화

정의선 시대 본격 개막…미래차 사업 가속화

기사승인 2020-10-14 10:19:43

[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을 대신해 그룹 회장에 오르면서 현대차의 미래차 산업 추진이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에서 현대차가 UAM(Urban Air Mobility : 도심 항공 모빌리티)-PBV(Purpose Built Vehicle : 목적 기반 모빌리티)-Hub(모빌리티 환승 거점)로 긴밀하게 연결된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공개했다. 그 현장에는 정의선 회장이 있었다.

그는 현대차그룹에 입사한 이후 디자인경영을 통해 기아차를 흑자로 전환시키고,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에도 현대차의 성장을 이끌었으며,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성공적으로 론칭해 안착시켰다.

동시에 자동차 산업 및 모빌리티 재편에 선제적으로 과감한 투자와 제휴, 적극적 인재 영입을 통해 현대차그룹을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CES에서 제시된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구상에 전 세계가 주목한 것은 바로 정의선 회장의 그간 경영 성과와 미래 혁신 및 방향성에 대한 신뢰와 무관치 않다.
 
정의선 회장은 1999년 현대차에 입사해 구매, 영업, 기획 부문 등을 두루 거쳤다. 2002년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전무, 2003년 기아차 기획실장 부사장, 2005년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 2009년 현대차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2018년 9월부터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을 맡아 그룹의 혁신과 창의를 이끌었다. 

정의선 회장은 이미 2009년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하는 차세대 글로벌 리더에 이름을 올렸으며, 2019년에는 글로벌 CEO 협의체인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 공동 회장으로 수소 사회 구현을 위한 전세계적 공감대 형성에 주력했다.

◇ 디자인경영으로 기아차를 흑자 체질로 전환

정의선 회장은 재계 3세 경영인들 중에서도 독보적인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대표 경영인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져왔다. 

정의선 회장은 기아차 대표이사 재직 시절 기아차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 ‘디자인 경영’을 강력히 추진했다. 

세계 3대 디자이너로 알려진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하기 위해 유럽까지 직접 찾아가는 끈질긴 설득 끝에 디자인 부문 책임자로 임명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2008년 ‘직선의 단순화’를 기반으로 한 ‘호랑이 코’ 패밀리룩이 탄생했고, 로체, 포르테, 쏘울 등 기아차만의 디자인 정수를 담은 차가 연이어 출시되며 영업 이익을 흑자로 반전시키는데 성공했다. 

이어 쏘렌토R, K7, 스포티지R, K5 등 R시리즈와 K시리즈를 연이어 히트시키며 기아차 영업이익이 조단위를 넘어섰고, 세계 3대 디자인상을 석권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기아차의 위상이 변모했다. 

정의선 회장은 기아차 체질 개선 및 기업문화의 대대적 변화와 함께 당시 적자에 허덕이던 기아차 해외법인 정상화 등 구조개편 작업을 병행, 회사의 근본적 경쟁력을 본 궤도로 끌어 올렸다.

기아차 슬로바키아, 미국 조지아 공장 건설을 주관하며 기아차 해외사업 경쟁력도 크게 향상시켰다. 현대차그룹 첫 유럽공장인 슬로바키아 공장 건설 현장을 수시로 방문해 점검했으며, 미국 공장 부지도 수 차례의 현지 실사 끝에 최종적으로 조지아주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 금융위기 극복 진두지휘 & 제네시스 브랜드로 고급차 시장 안착

기아차를 갖고 싶은 차로 만든 정의선 회장은 2009년 현대차로 자리를 옮겨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5위 완성차업체 성장에 기여했다. 

특히 정의선 회장은 당시 미국 금융위기와 뒤이은 유럽 재정위기의 파고에 맞서 해외현장을 발로 뛰며 시장을 직접 파악하고 임직원들과 대응전략 논의에 머리를 맞대고 팔을 걷어 부쳤다.

공격적인 경영으로 미국 금융위기를 기회로 전환, 현대차의 미국 내 위상을 크게 향상시켰으며, 유럽 재정위기에도 정면돌파와 발 빠른 대응으로 현지 점유율을 대폭 신장시켰다.

2015년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도 진두 지휘했다. 제네시스 론칭은 지난 1967년 창립 이래 대중차 브랜드로 성장한 현대차의 고급차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도전으로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정의선 회장은 브랜드 초기 기획 단계부터 외부 인사 영입과 조직 개편까지 모든 과정을 기획하고 주도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업계 최고 수준의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제네시스 미국 진출 후 처음 고객들에게 평가받은 JD파워의 ‘2017 신차품질조사(IQS)’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1위에 오른 후 2020년까지 4년 연속 최고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2018년과 2019년 조사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포함한 전체 브랜드 순위에서도 1위에 오르며 독일과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가 양분해온 미국 시장에서 주목을 끌었다.

신차 품질뿐 아니라 내구품질에서도 최고를 기록했다. 출시 후 3년 지난 차를 조사하는 미국 최고 권위의 JD파워 내구품질조사(VDS)에서 2020년 조사 대상에 포함된 첫해에 전체 브랜드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품질을 과시했다. 

또한 제네시스 G70가 미국 유력 자동차전문지인 ‘모터트렌드’의 ‘2019 올해의 차’에 선정된 데 이어 자동차 업계 최고 권위의 ‘2019 북미 올해의 차’를 연이어 수상하며, 자동차 전문가들로부터 상품성과 성능에 대한 호평을 받고 있다.

◇ 고성능 N 브랜드 출범 및 모터스포츠 진출 … 브랜드 가치 제고 총력

현대차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고성능 브랜드N과 모터스포츠 진출도 정의선 회장의 선택이었다.  

현대차는 201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고성능N 개발 계획을 밝혔으며, 첫 모델인 ‘i30N’과 ‘i30 패스트백’을 유럽에서 2017년 첫 공개했다.  

정의선 회장은 N모델 개발을 위해 BMW에서 고성능 모델 ‘M’을 연구했던 알버트 비어만을 직접 영입하고, 남양연구소와 유럽연구소에 고성능차 개발 전담부서를 출범시켰다.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대회인 월드랠리챔피언십(WRC) 참가도 결정했다. 독일에 차량 개발 및 팀 운영 등 모터스포츠를 전담하는 ‘현대모터스포츠’ 법인을 설립하고, 카레이싱의 전설과 최고의 레이서들로 구성된 레이싱팀을 구성했다. 

WRC는 서킷에서 시속 300㎞ 이상으로 달리는 포뮬러원(F1) 대회와 함께 국제 자동차 경주대회의 양대 산맥으로, 대회 중계 시 최대 6억명이 대회 중계를 시청할 만큼 인기가 높다. 

현대모터스포츠팀은 매 대회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며 모터스포츠 명가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현대차는 ‘2019 WRC’에서 출전 6년만에 한국팀 사상 최초로 WRC 제조사 부문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WTCR(월드 투어링카 컵)에서도 정식 출전 첫해인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i30 N TCR로 출전한 선수들이 드라이버 부문 종합 우승을 기록했다.

정의선 회장의 고성능차 관심은 모터스포츠를 통해 발굴된 고성능 기술이 양산차 기술력 향상에 활용되는 동시에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 제고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 과감한 투자와 협업, 인재영입 등을 통해 미래 자동차 시장 대응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재임 기간 미래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와 전략적 제휴, 유망 스타트업 발굴, 미래 분야 인재 영입 등에 직접 나섰다.

특히 기존의 독자 연구개발에서 이종산업은 물론 스타트업, 학계와 협업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미래 기술 개발 방향을 전환했다.

정의선 회장은 ▲자율주행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3월 세계 톱티어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Aptiv)’와 합작해 자율주행 모빌리티 기업 ‘모셔널(Motional)’을 설립했다. 

완성차 메이커 및 자율주행 기업들과의 단순 협업 틀을 넘어선 합작법인 설립이라는 결정은 최적의 공동 개발 방식을 통해 자율주행차 개발과 상용화 일정을 단축하겠다는 정의선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모셔널은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레벨4(미국자동차공학회 SAE 기준)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현대·기아차는 자율주행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기반 통합 제어기와 센서 개발 차원에서 미국 ‘인텔(Intel)’ 및 ‘엔비디아(NVIDIA)’와 협력하는 한편, 고성능 레이더(Radar) 전문 개발 미국 스타트업 ‘메타웨이브(Metawave)’, 이스라엘의 라이다(LiDAR) 전문 개발 스타트업 ‘옵시스(Opsys)', 미국의 인공지능 전문 스타트업 '퍼셉티브 오토마타(Perceptive Automata)' 등에 전략투자하고 손을 맞잡고 있다.

미국의 미래 모빌리티 연구기관인 ‘ACM(American Center for Mobility)’의 창립 멤버로, ACM이 추진 중인 첨단 테스트 베드 건립에 500만 달러도 투자했다.

미국 자율주행기술 전문 기업 '오로라(Aurora)'에도 전략투자하고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한 협력 중이다.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에서도 동남아시아 최대 카헤일링 업체 그랩(Grab)을 비롯 유망 스타트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지역별 특색을 고려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2018년부터 동남아시아 그랩, 인도 2위 카셰어링 기업 레브(Revv) 및 인도 최대 카헤일링 기업 올라(Ola), 미국과 호주의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 ‘미고(Migo)’, ‘카넥스트도어(Car Next Door)’ 등에 전략 투자를 단행하고, 지역 특화 모빌리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에 모빌리티 서비스 법인 ‘모션랩(MoceanLab)’을 설립해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으로 로보택시, 셔틀 공유, 다중 모빌리티 서비스(Multi-modal),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 도심 항공 모빌리티를 비롯한 차세대 모빌리티 서비스와 관련된 다양한 실증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커넥티드카 서비스 및 인포테인먼트 분야의 협업도 강화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스라엘의 커넥티드카용 통신 반도체 칩셋 전문기업 '오토톡스(Autotalks)', 사고 차량 탑승객 부상 수준 예측 분석 기업 '엠디고(MDGo)', 스위스의 홀로그램 AR 내비게이션 개발 업체 '웨이레이(Wayray)'에도 투자와 함께 커넥티드카 고도화 서비스를 위해 협력 중이다.

인공지능 음성인식 분야에서는 국내의 카카오 아이, 미국의 ‘사운드하운드(Sound Hound)’와 ‘뉘앙스(nuance)’, 중국의 ‘바이두(Baidu)’ 등과 협업해 차량용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를 선보였다.

전기차 기술 개발 및 인프라 확대를 위한 제휴도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지난해 5월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하이퍼 전기차 업체 ‘리막(Rimac)’에 투자해 고성능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으며, 9월에는 유럽의 전기차 초고속 충전 전문 업체인 ‘아이오니티 (IONITY)’와 파트너십을 맺고, 유럽은 물론 글로벌 주요국에서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올해 초에는 미국 ‘카누(Canoo)’ 및 영국의 ‘어라이벌(Arrival)’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승용과 상용에서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실리콘밸리, 중국, 독일, 이스라엘, 한국 등 전세계 5곳에 오픈 이노베이션 혁신센터인 ‘현대 크래들(HYUNDAI CRADLE)’을 설립, 우수한 스타트업 등을 발굴하고 국내 거점과의 연구개발 시너지를 확대하는 그림도 정의선 회장이 그렸다.

미국 ‘크래들 실리콘밸리’를 시작으로 서울에 ‘제로원’, 이스라엘에 ‘크래들 텔 아비브’, 독일에 ‘크래들 베를린’, 중국 ‘크레들 베이징’이 차례로 개소해 현지의 정보통신기술(ICT) 융합·공유경제· 인공지능(AI)·스마트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 혁신 기업들은 물론 대학 및 정부기관 등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업하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그룹, LG그룹, SK그룹 최고경영진들과 회동,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 개발과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의선 회장의 과감한 인재 영입도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성능·디자인·미래 기술 부문에서 핵심 인재들을 영입해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2015년 합류한 BMW 출신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 사장은 고성능 브랜드 `N`과 제네시스 G70 개발 등을 담당하며, 현대차 고성능차 기술력을 단숨에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며, 2018년 12월 외국인 최초로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에 올라 현대·기아차 R&D를 책임지고 있다.  

BMW M 북남미 사업총괄 출신으로, 2018년 3월 현대차에 합류한 토마스 쉬미에라(Thomas Schemera) 부사장은 고성능차 및 모터스포츠 사업의 상품, 영업, 마케팅을 담당하는 고성능사업부장에서 상품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현대·기아차의 상품 기획 총괄 및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정립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19년 5월에는 글로벌 최고 운영 최고운영책임자(Global Chief Operating Officer)와 북미와 중남미를 총괄하는 미주권역담당을 신설하고 이 자리에 닛산의 전사성과 총괄(CPO : Chief Performance Officer)을 역임한 호세 무뇨스(Jose Munoz) 사장을 영입했다. 호세 무뇨스 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수요 급감 속에 현대차 판매 정상화를 이끌고 있다.

벤틀리 출신의 이상엽 전무와 인피티니 출신의 카림 하비브(Karim Habib) 전무가 각각 2016년, 2019년 영입돼 현대차와 기아차 디자인의 호평을 이끌어 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 핵심기술 개발과 사업추진을 전담하는 ‘UAM 사업부’를 신설하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 항공연구총괄본부 본부장 출신 신재원 박사를 사업부 담당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인공지능(AI) 분야 최고 석학으로 손꼽히는 미국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토마소 포지오(Tomaso A. Poggio) 교수와 다니엘라 러스(Daniela L. Rus) 교수를 자문위원으로 위촉,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신사업 기획 및 기술 전략 수립 ▲글로벌 연구 조직 구축 ▲연구 인프라 확보를 위한 투자 방향 수립 등 그룹의 미래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주요 현안의 자문을 받고 있다.

◇ 수소연료전지 시장 확대 및 수소경제 구현 공감대 확산

수소연료전지 시장 확대를 비롯 수소사회 구현을 위한 글로벌 행보도 지속하고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수소전기차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이어받아, 수소전기차 및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의 시장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대형트럭 양산에 성공하고, 유럽 수출을 시작했다. 2013년 승용에서의 양산 체제 구축에 이은 두번째 쾌거다.

현대차는 6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0대를 스위스로 수출했으며 올해 말까지 40대를 추가로 수출한 후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총 1,600대를 공급한다. 독일과 네덜란드 등 유럽 전역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북미 상용차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 9월에는 수소전기차 ‘넥쏘’와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FCEV’를 사우디 아라비아에 수출해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와 함께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시스템 판매도 활발하다. 현대차는 지난 9월 스위스의 수소저장 기술 업체 ‘GRZ 테크놀로지스(GRZ Technologies Ltd)’와 유럽의 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수출했다. 현대차가 수출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수소전기차 넥쏘에 탑재되는 95kW급 연료전지 시스템으로, 이를 수입하는 GRZ와 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은 해당 연료전지 시스템을 활용해 비상 전력 공급용 및 친환경 이동형 발전기를 제작한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제시한 목표들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수소전기차는 금년부터 차량뿐만 아니라 연료전지시스템 판매를 본격화하고, 관련 인프라 구축사업 협력을 통해 수소 산업 생태계 확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수소전기차 판매에서도 가장 앞서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전 세계에 4,987대가 팔린 넥쏘를 앞세워 수소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고 올해 역시 상반기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3,292대의 넥쏘를 판매했다.

특히 정의선 회장은 수소 에너지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수소사회 구현을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왔다.

2019년 수소위원회 공동 회장에 오른 정의선 회장은 그해 6월 열린 G20 에너지환경장관회의에서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에 수소경제 사회 구현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정 회장은 공식 스피치를 통해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선 멋진 말과 연구가 아닌 즉각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며 “수소경제가 미래 성공적 에너지 전환에 있어 가장 확실한 솔루션”이라고 밝혔다.

올해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수소위원회 CEO 총회(Hydrogen Council CEO Meeting)’ 전체회의에서는 수소사회 구현을 위한 3대 방향성을 제시했다.

▲기술 혁신을 통한 원가 저감 ▲일반 대중의 수용성 확대 ▲가치사슬 전반의 안전관리체계 구축 등 3가지 방향성이 선행되어야 수소에너지가 기후 비상사태와 미래 에너지 전환의 실질적인 해법이 된다고 역설했다.

이어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주요국 정상을 포함한 글로벌 리더, 주요 완성차, 부품업계 CEO 등 경제계 리더 등과 비공개 면담을 갖고, 수소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의 활용을 통한 기후 변화와 에너지 전환 대응에 대해 논의했다.

2월에는 미국 주지사들과 미래 수소사회 비전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넥쏘의 친환경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미국 에너지 관련 정책과 미래 에너지 연구개발 등을 담당하는 연방 부처인 에너지부(DOE, Department of Energy)와 협력해 수소와 수소연료전지 기술의 혁신과 글로벌 저변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국내 정부와 산업계, 학계,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수소경제 컨트롤 타워인 수소경제위원회에도 민간위원으로 참여해 국내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에도 앞장서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2018년 현대모비스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2공장 신축 기공식에서도 ”수소전기차의 부품 국산화율이 99%에 달할 정도로 연관산업 파급효과가 큰 만큼, 협력사와 동반투자를 통해 미래 자동차 산업의 신 성장 기반을 구축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후 “현대차그룹은 머지 않아 다가올 수소경제라는 신산업 분야의 ‘퍼스트 무버’로서 수소가 주요 에너지인 수소사회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소통·자율·책임 중시…수평적 조직 문화 확산

정의선 회장은 소통, 자율, 책임을 중시하는 수평적 조직 문화를 확산시키고 일하는 방식에서의 변화와 혁신도 주도했다. 

정의선 회장은 그 일환으로 해외 권역별 자율경영 체제를 도입했다. 2018년 미주, 인도 등을 시작으로 세계 시장을 주요 권역으로 나누고 현지 시장전략 수립 및 상품운영, 생산·판매 통합 운영 등 ‘자율 경영 시스템’을 도입해 현장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를 강화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의 강력한 의지 아래 ‘자율성’과 ‘기회’의 확대를 통해 ‘일’ 중심의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조직문화 및 제도 개선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유연 근무제 및 복장·점심시간의 자율화를 통해 개개인의 자율성을 대폭 확대했으며, 결재판을 없애고 이메일 등 비대면 보고를 확대하는 한편, 자율좌석제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직급 및 호칭 체계도 축소, 통합했다. 일반직 직급 체계를 4단계로 축소하고 호칭은 ‘매니저’와 ‘책임매니저’로 단순화했다. 승진 연차 제도도 폐지했다. 임원 직급 체계는 이사대우, 이사, 상무까지의 직급을 상무로 통합해 6단계에서 4단계로 축소했다.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가 조기에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재택근무도 자율 시행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노트북 지급을 확대하고 새로운 업무 플랫폼을 도입해, 자택을 비롯 장소에 구애 없이 PC 및 모바일 기기를 통해 업무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 코로나19 팬데믹 속 글로벌 주요 시장 점유율 상승

정의선 회장은 전세계적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주요 시장에서 현대·기아차 선전을 이끌고 있다.

국내시장에서는 올해 초부터 GV80, 쏘렌토, G80, 아반떼, 싼타페 개조차, 카니발, 아반떼 등 경쟁력 있는 신차를 연이어 출시하며 현대차가 9월까지 전년대비 6.6%, 기아차는 10.6%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미국시장에서도 미국 공장 재가동에 나선 3개월(6~8월)간 현대·기아차 점유율이 8.9%로 크게 상승하며 9년만에 최고의 점유율(2011년 8.9%) 수준까지 올라섰다. 미국 내 자동차공장들은 코로나19에 따른 도시 봉쇄조치 등으로 인해 대부분 3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가동을 중단했었다. 

반면 GM(-1.8%p), 토요타(-0.3%p), 닛산(-1.2%p), 미쓰비시(-0.4%p) 등은 가동중단 이후 시장점유율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의 시장점유율 확대는 SUV 위주의 신차출시와 최고등급의 안전도 등 품질경쟁력 확보, 수출물량 조정을 통한 효율적 재고관리가 주효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SUV 라인업에 신규로 텔루라이드, 팰리세이드, 베뉴, 셀토스를 추가하는 등 미국시장에서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경트럭 차종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왔다.

유럽시장에서도 올해 8월까지 자동차 수요가 지난해 979만920대에서 올해 654만6423대로 전년 동기 33.1% 감소했지만, 현대·기아차는 57만9389대에서 43만6017대로 24.7% 감소하는데 그쳤다. 점유율은 전년 6.4%에서 7.1%로 0.7%p 올랐다.

같은 기간 유럽 주요 메이커인 폭스바겐은 29.8%, PSA는 38.3%, 르노는 34.5% 판매가 급감했다.

정의선 회장은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시장의 우려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주가가 급락하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주식을 각각 58만1333주, 30만3759주를 매입했다. 양사의 미래 기업가치 향상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책임경영 의지의 표현이었다. 

sebae@kukinews.com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
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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