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남동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 서부발전, 중부발전 등 우리나라 5대 발전공기업이 약 960억원을 투자해 ‘바이오매스 혼소설비’를 설치했으나 혼소율이 설계기준(5%)보다 낮은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혼소 바이오매스 발전은 우드펠릿(톱밥 같은 작은 입자) 같은 목질계 고형 연료를 다른 화석 연료와 함께 태우는 방식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선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 개정에 따라 발전소에 재생 가능한 자원인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혼소설비가 도입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경남 양산 갑구)이 최근 5대 발전공기업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남동발전과 남부발전의 혼소율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동발전의 삼천포 화력발전소 경우 0~1%대의 혼소율을 기록했고 영흥 화력발전소는 2018년 이후 혼소 설비를 가동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윤 의원은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태양광 사업 확대에 치중한 에너지 정책으로 낮은 바이오매스 혼소율을 야기했다는 평가다.
윤 의원은 “한국과 달리 세계 주요 선진국은 탈화석에너지 전원구조 개편을 위해 풍력,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를 개발하는 한편 바이오에너지 전원 개발에도 적극적”이라며 “반면 한국은 태양광 사업 확대에 치중하면서 바이오매스 산업을 축소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유럽(EU) 등 주요 국가에서는 바이오매스 비중을 확대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미국은 바이오매스가 2018년 재생에너지의 46.4%를 차지했고, EU는 바이오매스의 최종 에너지 수요를 2030년 전체 재생가능에너지 생산의 약 50%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다. 일본도 바이오매스 발전설비를 적극적으로 확충하며 세계 6위의 바이오매스 발전국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반면 한국은 바이오매스의 비중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7년 발표된 ‘재생에너지3020 이행계획’에 따르면 바이오매스의 비중은 2017년 16%에서 30년 5%로 대폭 축소됐다.
윤 의원은 “태양광과 풍력 등 간헐적이고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가 일정 비율 이상 확대될 경우 전력의 안정적인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정부가 지금이라도 바이오매스 산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발전사가 바이오매스 국산화 노력에 미진한 점도 문제점으로 꼽으며 “동서발전은 다양한 국내산 바이오매스를 발굴하여 5%가 넘는 높은 혼소율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남동발전과 남부발전의 수입산 바이오매스 사용률은 각 각 81.6%와 75.6%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hyeonzi@kukinews.com